TV 즐거운 우리집  
 

 

<TV즐거운 우리 집>  (105)

 

 

         「다시 태어나면」

 

 

                                                                극본 박서림 연출 박경식  조연출 이영희

 

 S1, 사무실

        부장, 신문을 읽고,

        박, 민, 사무를 시작하려는데,'

        우, 종이컵, 4개를 들고 들어와 세 사람 앞에 놓는다.

 우             자 한잔씩 드십쇼.

        딴사람들 예사롭게 차를 받아 마신다.

        미스민도 가볍게,'

 민             고맙습니다.

        하고 마신다.

 부장          이건 흥미있는 기산데.

 박             뭔데요?

 부장          만약 당신이 다시 태어난다면 남자로 태어나고 싶습니까 아니면 다시 여자로 태어나고 싶습니까?

 민             아 그 기사 말씀이군요?

 부장          읽었어?

 민             네 여성들에게 그런 질문을 던졌더니 약 60%는 다시 태어나도 여자가 되고 싶다 이렇게 대답했다는 거 아녜요?

 부장          응 맞어. 60%는 다시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그랬다는 거야.

 박             뭐라구요? 60%씩이나요?

 부장          응.

 우             열 사람 중에 여섯 사람은 나는 여자편이 좋아, 이거 아닙니까?

 부장          그런 셈이지.

 박             야 실망이다.

 민             실망이라는 건 또 뭐예요?

 박             내가 여자라면 당장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그럴 거야 .

 민             왜요?

 박             사람에게는 호기심이라는 게 있는 거 아냐?  한번은 여자로 살아 봤으니 이변엔 남자로 살아 보겠다. 하는 그런 호기심.

 우             응 건 나도 동감이야. 만약에 날보고 누가 당신은 다시 태어나면 남자로 태어나고 싶습니까 하고 묻는담 난 서슴없이 여자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이렇게 대답할 거라구.

 민             우 선생님이 여자로요?

 우             물론 이런 몰골 그대로 여자가 된다면 비참할 테니까 미스 민과 같은 미인으로 말야.

 박             미스 민과 같이 사랑을 받으면서 말이지?

 우             응 얼마나 행복할 거야. 지금의 나처럼 여자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는 노총각 신세보다.

 박             아이구 가엾기도 해라.

        모두 웃고,

 부장          미스 민은 어때?

 민             네?

 부장          미스 민은 한번 남성으로 바꿔 태어나고 싶은 생각 없어?

 민             여자로도 제대로 살아 보지 못했는데 남자로요?  사양하겠어요.

 우             아냐 그러지 말고 남자 한번 돼 보라구. 그래야 내 심정 알 거 아냐?

 민             그러지 않아도 다 알고 있습니다.

 우             ...

 박             자네가 미스민의 심정을 모르고 있는 게 문제가 아닐까?

 우             나 이거야.

        모두 웃는다.

 

 S2, 새댁 네 식탁

        식사 마치고 차를 마시고 있다.

 새댁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박             응, 남자가 되고 싶어? 여자가 되고 싶어?

 새댁          .....

 박             어서 대답해 봐.

 새댁          (씩 웃을 뿐)

 박             왜 웃어? 대답도 않구?

 새댁          난 왜 이렇게 욕심이 많지?

 박             어째?

 새댁          그깐 한번만 다시 태어나는 거라면 안 태어나고 말 거예요.

 박             !

 새댁          이왕 다시 태어나기라면 전어도 두세 번은 다시 태어나고 싶단 말예요.

 박             두세 번씩이나?

 새댁          그 이상이라도 싫다고 할 것 같애요?

 박             야.

 새댁          호호 남자도 되어봤다가 다시 시시하면 여자도 돼 봤다가 평생 결혼 않고 처녀로 살아 보기도 하구 그리구 당신같은 가난뱅이허군 신물이 날 정도로 살아 봤으니까 아주 일류 재벌의 아들한테 시집도 가 봤다가 반대로 가난하지만 똑똑한 엘리트하고 결혼도 해 봤다가..

 박             ...

 새댁          응, 가만 남자로 태어나도 그래, 당신은 상대도 안 되는 늘씬한 남자가 돼 가지구 미스 코리아 같은 아주 이쁜 처녀하고 연애도 걸어보구 그리구...

 박             에이그 에이그 이 허영덩어리, 애초 내가 이런 질문을 던진 게 어리석었지.

 새댁          히히히.

 박             기막혀서 정말.

 

 S3, 공 원

        할아, 할머, 천천히 걷고 있다.

        할머,태극선을 들고 있다.

        이윽고 벤치에 앉는다.

 할아          허허 새댁 같으면 그런 익살도 피웠을 거야.

 할머          그나저나 그 얘기 듣구요, 요즘 여자들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할아          변했다구?

 할머          옛날 같으면야 열 사람 중 여섯 명이나 다시 여자로 태어나겠다 소리 하겠어요? 다시 태어날 수만 있다면 너도나도 여자로 태어나서 그 고생 수모를 겪느니 남자로 태어나서 떵떵거리고 살고 싶다고 그랬을 텐데요 뭘.

 할아          (끄덕)

 할머          아 오죽하면 전생에 무슨 죄로 여자로 태어났을까 하고 탄식을 다 하겠어요?

 할아          허긴 그 때에 비하면 요즘은 여자의 처지도 많이 좋아졌지.

 할머          좋아졌구 말구요.

 할아          처지가 좋아졌으니 임잔 다시 태어나도 여자로 태어날 텐가?

 할머          무슨 염치로 여자 남자 가리겠어요? 지옥 중생 같은 악도에 떨어지지 않는 것만 고맙게 알아야죠.

 할아          ....

 할머          영감 그러지 않으셨어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기가 눈먼 거북이 망망대해에서 나무토막 만나기 만큼이나 어렵다구요.

 할아          그런 맘 가진 사람이면 능히 하늘나라에도 태어날 텐데 뭘,

 할머          언감생심 하늘나라겠어요?

 할아          ....

        할머, 마주 바라보며 부채를 부쳐 준다.

 

 S4, 상희 네 뜰

        부, 세수하고 수건으로 물기 닦으며 의지에 앉는다.

        모, 다가앉자.

 부             당신은 어떄?

 모             다시 태어나면 어떡헐 거냐구요?

 부             응.

 모             어떤 대답이 듣고 싶으세요?

 부             어떤 대답이라니? 당신 소원을 듣고 싶은 거지.

 모             정말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다시 여자로 태어나고 싶어요.

 부             오 그러니까 당신두 나같은 고지식하고 따분한 남자를 만날 것이 아니라 호방하고 낭만적이구 돈 많은 남자를 만나 보고 싶다 이거지?

 모             (고개 젓는다)

 부             그럼 왜?

 모             여자로 태어나서 못 다한 일을 하고 싶거든요.

 부             못 다한 일이라? 여권신장이라든가 사회사업이라든가 아니면 공부같은?

 모             그런 게 아니구요,

 부             아니 그럼?

 모             겉으로 말씀은 안 하시지만 아버님 어머님...상희 말고 아들 하나 더 있음 얼마나 기꺼워하시겠어요?

 부             !

 모             차라리 내색을 하셨으면 이렇지는 않을 텐데 내색을 안 하시니까 더욱...좌송스럽다구요.

 부             원 참 별 소리를 다하고 앉았군. 여보, 다신 그런 소리 입 밖에도 내지 마.

 모             ...

        상희, 현관에 모습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S5, 같은 상희 네 뜰(이튿날 오후)

        상희, 의자에 우울하게 앉아 있다.

        고모, 대문 앞으로 다가외서.

 고모          얘 상희야.

 상희          (여전히 우울) 아 고모.

        가서 대문을 따준다.

 상희          이제 돌아 오세요?

 고모          응. 자 너 이거 볼래?

        하고 의자에 와서 조그마한 패널 하나 들고 오던 것을 포장을 벗긴다.

        예쁜 리본을 달고 웃고 있는 상희의 사진이다.

 고모          어때, 멋있지? 기념으로 패널 만든 거야.

 상희          (시쿤둥) 고마워요 고모.

 고모          아니 너 왜 그러니?

 상희          ....

 고모          상희야.

 상희          고모, 전 왜 여자로 태어났어요?

 고모          !

 상희          남자로 태어났음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랑 엄마랑  더 좋아하셨을 텐데...

 고모          상희야.

 상희          고모처럼 오빠나 동생이 있든지요.

 고모          ....

        상희, 패널의 자기 사진을 지켜보다가 그것을 뒤집어 놓는다.

 

 S6, 주 방

        모. 일손을 놓고 뒤에 선 고모에게,

 모             어머나. 그럼 상희가 그 얘기를...이를 어쩜  좋죠?

 

 S7, 할아버지 방 (밤)

        할아, 할머, 나란히

        부,모, 그들 앞에 조아리듯 앉았는데,

 할아          도대체 우리가 무슨 내색을 했길래 그런 자격지심을 갖는단 말이냐?

 모             ....

 할머          추호도 그런 생각 없다. 겉으로만 이런 말 하고 있는 거 아냐.

 할아          상희는 하나지만 손자손녀구실 다하고 있다는 거 너도 알고 있잖아.

 모             죄송합니다.

 고모(E)      아버지.

 할아          들어오너라.

        문이 열리고 고모, 상희와 준이를 데리고 들어온다.

 준이          안녕하세요?

 할아          오냐. 앉어.

        모두 앉는다.

 할머          많이 나은 모양이구나.(기브스를 만진다)

 준이          네 할머니.

 할아          준아.

 준이          네?

 할아          내가 누구냐?

 준이          할아버지요.

 할아          이분은 (할머니 가리킨다)

 준이          할머니요.

 할아          이 사람은?(고모 가리킨다)

 준이          고모요.

 할아          네가 날보고 할아버지라면 넌 내 손자야. 그렇지?

 준이          네. 엄마가 아빠가 그랬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친할아버지 할머니처럼 생각하고 고모도 친 고모처럼 생각하라구요. 아저씨랑 아줌마 우리 아버지처럼 어머니하구 친형제처럼 생각하라고 그러셨어요.

 할아          느네 엄마 아빠도 그러셨어?

 준이          네.

 할아          그럼 상희도 누나구?

 준이          네.

 할아          에미야.

 모             네.

 할아          준이가 우리를 친 조부모처럼 생각하듯 우리 또한 친손주처럼 생각해 왔다. 준이 뿐이 아냐. 이웃의 모든 아이들이 다...새삼스런 얘기다만 앞으로 집집마다 독신 아이들 뿐이야. 장남이자 막내요, 무남독녀들 뿐이야. 근데 아직도 니 자식 내 자식 따지고 있다간 고모도 없고 이모도 없고 삼촌도 없는 쓸쓸한 사회가 돼 버려.

 모             ....

 할아          상희야.

 상희          네.

 할아          할아버지 심정 알았지?

 상희          네 할아버지.

 할머          할머니, 니가 여자라고 조금도 섭섭해 한적 없어.

 상희          알았어요 할머니.

 준이          (귀엣말처럼) 울 엄마 맨날 뭐랬는지 알아? 으이 저 녀석 사내 녀석이라 멋대가리없이 속만 썩히지. 으이 지겨워.

 할아          허허 녀석.

        모두 웃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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