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즐거운 우리집  
 

 

<TV즐거운 우리 집>  (112)

 

 

       「녹슨 삽」

 

                                                        극본 박서림 연출 박경식  조연출 이영희

 

 

 S1, 사무실

        민과 우만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데,

        부장, 서류철을 들고 들어온다.

        박의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민보고 그 자리 가리킨다.

 부장          어디 갔어?

 민             다방에 좀 나갔다 오겠다구요. 연락할까요? (전화에 손댄다)  

 부장          놔둬요.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면.

 우             (씩 웃고) 올 겁니다.

        자기는 이유를 알고 있다는 표정.

        부장은 기분이 좋지 않다.

 S2, 다 방

        소녀, 예쁘다.

        차는 이미 와 있다.

        박과 마주 앉아 있다.

        박, 호감을 가지고 소녀를 지켜보고 있다.

        소녀, 백에서 봉투 하나를 살짝 탁자 위에 놓는다.

 소녀          (미소) 약소하지만...

 박             아니 이런 것은 뭣 하러...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데...

 소녀          그래도 그렇죠. 받으세요.

 박             응? 응. 미안한데.

 소녀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박             응,나야 능력 껏 도와줄 용의 있는데 앞으론 이런 것 가져오지 마.

 소녀          약소하다고 욕하지 마세요.

 박             별 소리를 다하는군.

 소녀          저 그럼...

 박             갈 테야?

        함께 일어나서 카운터로 가서 서로 찻값을 자기가 내겠다고 실랑이.

        호주머니 돈으로 박이 낸다.

        나가라고 손짓.

        소녀, 먼저 나가자 박 봉투를 안주머니에 넣고 한번 눌러 보고 흐뭇.

 

 S3, 상희네 뜰

        모, 수도간에서 빨래를 헹구고 있는데 안쪽에서,

 (E)    삽의 녹을 돌같은 것을 것으로 벗기고 있는 소리.

        귀에 거슬린다.

        할머,귀를 막듯 나오며,

        찌푸린 낯으로

 할머          아니 이게 무슨 소리냐?  

 모             네. 아버님께서...

        할아, 왼손에 삽을 들고 나온다. 오른 손엔 작은 돌.

 할머          아니 지금 뭐하고 계시는 거예요?

 할아          응 이거 안되겠는걸.

        하고 돌을 정원 구석에 버린다.

 할머          삽은 왜 들고 나오세요?

 할아          이것 좀 봐.

        삽을 내미는데 빨갛게 녹이 슬어 있다.

 할머          에그머니 녹이 슬었구려?

 할아          응,장마 통에 습기가 차니까 이 꼴이 되고 말았구먼 이걸 어떻게 하면 좋지? 이러다가 이 아까운 삽 쓰지도 못하고 버리게 될  것 같으니...

 할머          아무리 못 쓰게 되기까지야 하겠어요? 것도 쇤데...

 할아          쇠니까 걱정이지 플라스틱 같으면야 왜 걱정을 할까?

 할머          그야 그렇지만 원 못쓰게 되기까지야 하겠어요?

 할아          그 생각이 틀렸다니까.

 할머          ....

 할아          요 아래 낡은 집 좀 가 봐요. 그 집 철 대문이 어떻게 됐는지 당신 보지도 못했나?

 INSERT.

        낡은 집의 철대문과 담장.

        녹이 슬어 철대문은 내려앉아 밑은 벽돌로 고요 있고 철 창살은 흉하게 녹슬어서

        구멍이 뜷려 있다.

 할아          그 집 철 대문 해 단지 얼마 되기나 한 줄 알아? 주인이 게을러 빠져서 그 꼴이 된 거 아냐?

 할머          녹이 무섭긴 하죠?

 할아          그렇다니까. 자 그러니 이걸 어쩐다?

        하며 삽을 살핀다.

 할머          별 도리 없잖아요? 녹슬 겨를이 없도록 부지런히 쓰는 길 밖에는 ...

 할아          옳거니 그 말이 과연 진리인걸.

 할머          네?

 할아          맞어. 임자 말이 백번 옳아.

        하며 밖으로 나간다.

 할머          아니 어디 가시려구요?

 할아          응.내 좀 늦을지도 몰라요.

 할머          아니 저 양반이?

 모             다녀오십쇼. 아버님.

 할어(E)     오냐.

 

 S4, 큰 길

        고모, 걸어오고 있는데 상희와 준이 함께 뛰어온다.

 고모          아니 너희들 어디 가는 거니?

 상희          아 고모.

 준이          이제 돌아오세요

 고모          응 근데 어디 가는 길이야?

 상희          할아버지 일하시는 데요.

 고모          뭐? 일하시는 데?

 준이          이번 비에 길이 패인 데가 있대요.

 고모          보수공사?

 상희          공사까지는 아니구요, 길을 닦고 계시대요. 어서 가자.

 준이          응.

 상희          다녀올게요 고모.

 고모          응 그래.

        상의, 준이, 뛰어간다.

        고모, 갸우뚱.

 

 S5, 작은 길

        길이 패어져 있다.

        할아 를 포함한 노인들 , 장년들, 삽이랑 기타 연장으로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근처에 흙탕물이 흐르는 작은 내.

        상희와 준이 온다. 구경한다.

 

 S6, 상희네 뜰

        부,막 돌아와 저고리를 모에게 주고 넥타이를 풀려던 참이다.

 부             아니 그래 이직도일을 하고 게시다는 얘기야?

 모             네, 회관 어른들이 다 함께요.

 브             그럼 안되지. 나라고 가만히 있을 수 있어?

        하며 넥타이 급히 모에게 주며 밖으로 나갈 기세다.

 할머          아니 어딜 가려구?

 부             네 저 작업 현장...

 할머          어디라고 가냐? 곧 오실 텐데.

 부             그래도 그렇지.

 할머          아 글쎄 신경 쓰지 말고 어서 세수나 해요.

        부, 엉거주춤한다.

 할머          글쎄 어서.

 부             네? 네.

        하고 대야에 물을 받는다.

 

 S7, 새댁네 뜰

        새댁, 그러는 양을 보고,

 새댁          흥, 과자님은 저러시는데. 이 안간은 으이...

        혼자 투덜댄다.

 

 S8, 상희네 뜰

        상희와 준이, 대문 밀고 들어오며,

 상희          아 아빠 오셨군요? 할아버지 돌아오셔요.

 부             오 그래?

        모두 대문 쪽을 본다.

        할아, 삽을 들고 들어온다.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붙였다.

        모두, 이제 오느냐고 인사.

 할아          응. 일좀 했더니 몸이 가뿐한걸.

 할머          온 몸이 쑤시는 건 아니구요?

 할아          그거야 하룻밤 자고  내일  아침에 그럴 거구.

 할머          뭐라구요?

        모두 유쾌히 웃는다.

 할아          근데  임자, 이것 좀 보라구.

        하고 삽을 들어 보인다.

        삽의 녹이 말끔히 씻기고 나니 반들반들하다.

 할아          어때?

 할머          어쩜 반들반들하구려.

 할아          허허 내 이걸 보고 불현듯 옛 성현의 말씀이 떠오르지 않겠어?

        할아 의자에 않는다.

        모두 주변에 모인다.

        새댁,저 만치 상희네 집에 들어서 있다.

 할머          옛 성현의 말씀이라뇨?

 할아          에헴, 마치 쇠에서 녹이 생기면 도리어 그 쇠를 먹는 것처럼, 만일 나쁜 생각이 마음 안에 생기면 도리어 그 몸을 망치게 하느니라.

        모두 끄덕끄덕.

 부             그러니까 이 삽은 부지런히 흙을 파야 녹슬지 않듯이 사람  또한 끊임없이 수양 쌓고 착한 마음으로 살아야지  만약 못된 생각이나 게으름을 피우면 제가 자기자신을 망친다는 뜻이군요?

 할아          응. 이까짓 조그마한 잘못쯤 어떠랴 하겠지만 그게 마침내는 신세를 망친다는 그런 얘기야

        모두, 끄덕.

 상희          얘 준아.

 준이          응?

 상희          너 게으름을 피우고 공부를 안 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아니?

 준이          ...

 상희          그 땐 쇠가 녹슬어서 엉망이 되듯이 머리속도 녹이 슬어서 바보가 돼버리는 거야 알겠니?

 준이          기분 나쁘게 머리 속에 녹이 쓰는 게 뭐야?

        모두 킬킬.

 상희          그러니까 부지런히 머리 좀 쓰란 말야.

 준이          참 내.

        모두 웃고,

        할머, 상희를 끌어안으며.

 할머          우리 상희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알지.

 할아          뉘 아냐. 허허허.

        새댁, 옳다쿠나 하고 자기 집으로.

 

 S9, 새댁 네 방.

        새댁, 자못 열심히 잡지 책에 몰입해 있다.

        세수하고 들어와서 수건 든 채 앉으며,

 박             아니 이봐. 어찌 된 노릇이야? 텔레비전도 안 켜고 있게?

 새댁          저녁 먹고 왔다면서요?

 박             그래 저녁 먹고 왔어.

 새댁          그럼 텔레비전을 보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면 될 거 아닙니까?

 박             ...

        여전히 책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

 박             아니 이봐, 대체 무슨 바람이 불었길래 이러는 거야?

        새댁, 손가락으로 벽을 가리킨다.

        박, 그 손가락 방향을 따라 벽을 보나 거기 종이쪽지가 하나 붙어 있다.

 박             어럽쇼.

        보고 읽는다.

 박             마치 쇠에서 녹이 생기면 도리어 쇠를 먹는 것처럼 만일 나쁜 생각이 - 나쁜 생각이...마음 안에 생기면 ...도리어 그 몸을 망치느니라 ...

        뜨끔하다.

        새댁의 눈치를 본다.

 새댁          뭐 느끼는 바 없어요?

 INSERT

        다방에 마주 앉은 소녀와 박

        새댁. 돌아앉아 박을 보며,

 새댁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으면 처음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두요, 마침내는 신세를 망친다 이거예요.

 박             ...

 새댁          당신 양심에 꺼리키는 일 없어요?

 박             ....

 새댁          있거든 고백하세요. 그래 바로 마음의 녹을 벗겨 버리는 거니까.

 박(E)         야 이 사람 족집게네. 어떻게 알았지?

 새댁          (버럭) 어서요!

        깜짝 놀라,

 박             응, 알았어. 자수하면 될 거 아냐?

 새댁(E)     어머 이이가?

        박, 농에서 저고리 꺼내 안 호주머니에서 돈 만 원짜리 꺼낸다.

        새댁에게 준다.

 새댁(E)     어머 이게 무슨 돈이지?

 박             (계면쩍은 듯) 사실은 이거 동창이 전문대학 문예 서클지도를 맡고 있는데 내가 가서 글 좀 봐줬거든. 짧은 글도 써주고 그랬더니 사례조로 금일봉을 주잖어. 그래 대포 좀 마시구

                 이거 남았어. 전부야. 내 야심 믿어 달라구.

 새댁          (킥킥킥)

 박             어? 왜 웃어?

 새댁          아녜요, 아무것두.

        하고 재빨리 돈을 걷어 넣는다.

 새댁          성현의 말씀 참 위력도 크시지.

        하고 다시 책에 열중.

 새댁          (읽는다) 마치 삽에 녹이 슬지 않게 하려면 끊임없이 삽질을 해야 하듯 사람이 그 머리에 녹이 슬지 않게 하려면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니라.

 박             여보, 그럼 당신 모르고 있었구나?

 새댁          제발이 저렸던 거죠. 당신이.

  박            이런 순 내돈 내놔 어서,내놓지 못해?

 새댁          흥 어림없는 말씀, 한번 내 손에 들어왔는데 어디 감히요?

 박             요걸 그냥?

 색댁          호호호.

        한참 실랑이를 벌이는 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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