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우리집  
 

 

 

 <즐거운 우리집> (87/6/19)

 

 

 

        「한 말 되풀이 」(건망증)

 

                                                                             박서림 작 임영웅 연출

 

 (M)            주제가

 ANN    -

 (M)            OUT

 준이          (OFF) 아빠 구두 닦아 놨어요.

 아버          오 그래 수고했다.

 어머          어머, 나가세요? 과장님 나가시기 전에요?

 아버          응, 나 그럼 다녀올게.

 어머          오늘 늦으실 일 없으시죠?

 아버          응. 없어. 곧장 ...앗 가만,  오늘이 며칠이야?

 어머          왜요?

 아버          안되겠다. 오늘은 좀 늦겠는데.

 어머          왜요. 친구하고 약속이 있어요?

 아버          친구하고 약속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과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날이야.

 어머          과 회의요?

 아버          과 회의라기보다 단골집에 가서 간단하게 한잔씩 하면서 회포도 풀고 의견 조정도하고 그런 게 있잖아. 왜...

 어머          술도 마셔요?

 아버          물론! 술을 마셔야 의기투합이 되지.

 어머          당신은 제발...

 아버          마시지 말란 얘기야?

 어머          한번쯤 안 마심 안 되우?

 아버          술 좌석에서 남은 마시고 기분 좋게 어울리는데 자기혼자 말똥말똥하게 앉아서 안주나 축내고 있는 사람 환영받을 줄 알아 당신?

 어머          흥,그럼 혼자 독점하다시피 술을 퍼 마시고는 일어날 줄을 모르고 끈질기게 버티는 사람 그런 사람은 환영받아요? 지겹다는 소리나 듣지.

 아버          (헛기침)

 어머          적당히요, 적당히.

 아버          알았어.

 (E)            도어 연다.

 어머          기분 나빠요?

 아버          아냐, 정이 있는 충곤데 뭐.

 (M)            -

 (E)            차 달리다가 선다.

 (E)            승객들 내린다.

 (E)            종점의 분위기 B.G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자연스레 거리의 분위기로 바뀌어 B.G

 부             앗 여보게.

 아버          (야간 취했다) 앗 이게 누구십니까?

 부             하하, 누구긴, 나지. 약간 마셨군?

 아버          네 좀 마셨습니다. 근데 어쩐 일이십니까?

 부             어쩐 일이긴, 같은 차에 탔던 모양이군.

 아버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는 겁니까?

 부             어떻게 되긴 이 사람아 난 뒷 쪽에 탔는데 사람이 차 있어서 나중에  탄 자네를 발견하지 못한 거지.

 아버          아 그럴 수도 있겠군요. 제가 나중에 탔으니까요.

 부             그래.

 아버          근데 어쩐 일이십니까?

 부             또 뭐가?

 아버          저야 과에서 모임이 있어서 이렇게 좀 늦었습니다만, 선배님께선 왜...

 부             응, 늦게 찾아온 손님이 있어서 업무상 타합을 보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됐더라구.

 아버          근데 어쩐 일이십니까?

 부             또 뭐가?

 아버          일이 끝나셨음 약주라도 가볍게 하시고 귀가하실 일이지 맹숭맹숭이시니 말입니다.

 부             응, 우물쭈물 하다간 시간이 늦어지구 그러다 보면 내일 아침 일어나기 괴로울 것 같아서 마음 잡고 들어가는 길이야.

 아버          그렇군요. 네. 허긴 술자리에서 공허한 대화, 알맹이없는 소리나 노닥거리느니 그런 시간이라도 아껴서 지식을 넓히거나 안목을 쌓을 필요가 있겠더군요.

 부             건 또 무슨 소리야?

 아버          그렇지 않구선요, 괜히 남을 피곤하게나 만들구요, 결국에 가서는 남한테 무시당할 지경이 될 텐데요. 그게 누구 책임이겠습니까. 결국 자기자신의 책임이 아니겠습니까?  그럼요! 자기가 공부 안하고 자기가 알맹이없는 삶을 사니까 그런 놀림감이 되지 않겠어요?

 부             아니 이 사람 무슨 얘기를 하는지 도무지...

 아버          헤헤 왜요? 제가 약간 취기가 있어서 횡설수설처럼 들리십니까?

 부             횡설수설 같지는 않은데 어째 자세히 알아들을 수가 없어.

 아버          그럼 우리 과장한테 죄송하지만 사실 있었던 그대로 말씀 드리죠.

 부             자네 과장에 대한 얘기야?

 아버          아까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과 모임이 있었다구요.

 부             내 앞에서 자네 상관 비방하자는 거야?

 아버          비방이 아니구요, 선배님께서 궁금해 하시니까 말씀 드리는 겁니다.

 부             비방이라면 듣고 싶지 않아. 아무리 궁금하더라도.

 아버          비방이 아니라 나이 드신 그분이 딱해서 그러는 겁니다.

 부             뭐? 딱해서?

 아버          네.

 부             몇이신데?

 아버          50 좀 넘었습니다.

 부             참 그렇다고 그랬지. 근데 무슨...

 아버          우선 이것 좀 보십쇼.

 부             아니 왜 손바닥은 내밀고 이래?

 아버          자세히 보시라니까요. 자요, 가로등이 비쳤습니다.

 부             아 그러고 보니 손바닥에 웬...바를 정자..아 이건!

 아버          맞습니다. 바를 정잡니다.

 부             무슨 숫자를 셌던 모양이지?

 아버          네 숫자를 세었죠.

 부             무슨....

 아버          같은 말의 되풀이요.

 부             같은 말의 되풀이?

 아버          한번 누구의 미스를 발견하거나 혹은 마땅치 않은 사람의 얘기가 나오기만 하면 그분은 같은 말을 되풀이합니다. 틀렸어! 지가 사람이면 그러는 게 아냐. 틀렸어. 지가 사람이면 그러는 게 아냐.  

 부             으흠.

 아버          평상시면 그래도 나은데요, 술이 약간 오르면 그 증상은 더욱 심해지죠.

 부             그럼 혹시 손바닥에 것은 그 바를 정자가 바로 ...

 아버          네 맞습니다. 오늘은 좀 불쾌한 일이 있어선지, 틀렸어! 지가 사람이면 그러는 게 아냐를 되풀이하는데요, 야.

 부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았겠군.

 아버          그뿐이 아닙니다.

 부             또 뭐?

 아버          거기다 건망증도 심해서요, 모임이 있을 때마다 자기의 과거자랑을 하는데요, 신입사원이야 처음 듣는 얘기라 흥미있겠지만 전 거짓말 좀 보태서 백번은 들었을 겁니다,

 부             이 사람아 백번 씩이나?

 아             거짓말 보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부             (심각해지며) 같은 말의 되풀이라...

 (M)            -

 (E)            밥상머리 B.G

 부             여보, 오늘 시간 좀 낼 수 없겠어?

 모             시간이라뇨?

 부             저녁 때 연극구경 좀 함께 하면 어떨까 해서.

 모             뭐라구요? 연극구경요?

 부             응. S 소극장 공연이 내용이 실한 것 같아서.

 모             당신두...우리 만요?

 할머          너희들 만이지 그럼 우리까지 데리고 가야 하겠냐? 아서라 우리야 간다면 영화나 가보지 젊은이들만 모이는 곳에? 안 그래요?

 할아          아 그럼!

 고모          호호 어쩐 일이세요 오빠. 언니보고 연극구경 가자는 소리를 다하시구?

 부             즐긴다는 것보다 공부를 위해서다.

 고모          공부요?

 부             공부는 꼭 독서같은 것만 공부는 아니잖겠니?

 고모          그야 그렇죠.

 상희          (혼자 말처럼) 소풍 가는 것도 공분데.

 고모          그래.

 모두          (가볍게 웃고)

 할아          새삼스럽게 공부라니 이상하구나.

 부             네 저, 준이 아버지 말에 약간 충격을 받아서요.

 할아          충격이라니?

 부             같은 말 같은 얘기의 되풀이는 본인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지루함을 느끼게 하겠어요? 본인의 평가에도 큰 영향을 줄 거구요.

 할아          건 그렇지. 회관에서도 항상 하는 얘기다 만 자녀나 손주들 앞에서 항상 같은 말을   되풀이 한다면 가족이니까 나무라지는 않겠지만 얼마나 피곤하겠느냐 그러니 늙으면 늙을수록 지식을 쌓구 화제를 넓히는데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야.

 부             노인 어른들께서도 그런 노력을 하시는데 아직 노경에도 안 든 제가 지식이 얕고 교양의 깊이가 없어서 동료부하들 앞에서 같은 말을 되풀이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저 준이 아버지 얘기 듣고 남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할아          그래 옳은 생각이다.

 부             여보 그러니 알았지?

 모             거절할 수가 없네요. 이따 연락해 주세요.

 고모          야, 언니가 순순히 나오실 때가 다 있구...

 모두          (그러게나 말이라고 웃는다)

 (M)            -

 ANN            _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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