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우리집
 
 

 

 

<즐거운  우리 집> ( 87/6/24)

 

 

        「키가 크는 산 」

 

 

                                                         박서림 작  임영웅 연출

 

 

 고모다 어느 조림사업자의 얘기를 들으려 등산을 한다.

 돌아와서 주고받는 대화.

 (M)            -

 고모          아유 우선 그 규모에 놀랐어요.

 할아          규모에?

 고모          일제시대부터 조림에 관심이 깊어서 45년 동안 오로지 나무를 심고 기르며 살아왔다는데요,

                 모두 2.000만평 상당의 임야를 소유하고 있다니 말 다했죠.

 부             2,000만 평?

 고모          네 지금도 해마다 10만 그루 이상의 묘목을 심고 있다는 걸요.

 할아          대단하구나.

 고모          그리고 이분이 심은 나무가 대부분 소나무 잣나무 등 우리 고유수종이라는데 놀랐어요.

 할아          고유수종이라.

 부             소나무 같은 건 잘 자라지도 않고 경제성도 없다고 그러는데.

 고모          천만의 말씀이라던 데요.척박한 땅에도 자라고 목재로도 우수하게 쓰일 수 있는 그야말로 우리민족의 나무라 할 수있다고 그랬어요.

 할아          요즘 자칫 소나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건 다행한 일이야.

 고모          그분 얘기 중에 잊혀지지 않는 게 있는데요,

 부             뭔데?

 고모          해방이 되자 우리 산은 차마 눈으로 보기 민망할 정도로 헐벗어 있었다는 거예요.

 할아          그랬지.

 할머          그 때 말리는 사람도 없어 얼마나 나무를 쪄냈어요?

 고모          그 때 그 분은 헐값에 헐벗은 산을 사들여서 묘목을 시작했는데요, 놀랍게도 그 당시는 그 분이 심은 묘목의 절반 아니 3분의 2는 버린 묘목을 주어다 심은 거래요.  

 부             묘목을 주어다?

 고모          네. 그만큼 조림에 대해서 무관심했었는데요, 그 때 심은 나무들이 지금 30년 생 40년 생의 거목으로 자라고 있다지 뭐예요.

 부             자산으로 따져도 굉장하겠구나

 모             재벌인 셈이네요.

 고모          그러면서 그러데요, 자긴 사람한테 속은 적은 있지만 나무한테 속을 적은 없다구요.

 상희          할아버지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 아녜요?

 부             그래.

 모두          (가볍게 웃는다)

 고모          그래서 그런지 그 분은 날마다 숲속에만 들어가면 나무가 숨쉬는 소리,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구요, 대화도 나눌 수 있다고 그러데요.

 할아          이해할 수 있다 그 말.

 부             그런 경지에 이르게 되면 나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병에 걸려 있는지 튼튼한지 것도 알 수 있을 거예요.

 할아          암, 요즘 소나무에 솔잎 혹파리가 만연해서 당국이나 산주들이 걱정들을 하고 있다는 소식인데 방금 얘기한 그런 산주라면 아마 미리 예방을 하고 병충해에 견딜 수 있는 튼튼한 나무로 길러 놨을 거야.

 부             요는 부재 산주들이 문제인 것 같죠?

 할아          이제라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애.

 부             병충해도 병충해지만 등산객들이 산을 아껴 줄 필요도 있을 거구요.

 할아          암, 지각없는 등산객이 담배 하나로 온 산을 불바다로 만드는 수가 있는데 30년 40년 생이 타 버린다고 생각해 보란 말야.

 부             등산객들이 모두 너희들처럼 관심을 기울여 주면 그런 일은 없을 텐데 말야.

 고모          그러잖아 그 분이 그러셨어요. 모두 우리처럼 아껴 주면 나무도 무성히 자라고 산도 또한 자랄 텐데 하구요.

 부             산이 자란다는 건 또 뭐냐?

 고모          나무가 한해에 두 자 석 자씩 자라는 생각을 해 보세요. 산의 키도 그만큼 크는 거 아내요?

 부             따지고 보니 그렇구나.

 할아          허긴 우리 뒷산만 해도 요즘 검푸르게 나무가 자라고 보니 한결 높아진 것 같잖아?

 할머          살도 찌구요.

 할아          응.

 모두          (웃는다)

 (M)            -

 ANN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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