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우리집
 
 

 <즐거운 우리 집> (89/2/21)

 

 

 

      「질투와 민주주의」

 

                                                          박서림 작 임영웅 연출

 

 

 (M)            주제가

 ANN            -

 (M)            OUT

 어머          어머나 어머나 이 여자가 이럴 줄 몰랐네.

 아버          아니 뭐?

 어머          아유 세상에 이건 저질 아냐?

 아버          도대체 뭘 갖가지고 그래?

 어머          에이 내가 이런 여자 가지고 동경의 대상으로 삼다니 아유 실망이다.

 아버          여보 도대체 누군데 그러느냐니까.

 (E)            책 보이며,

 어머          여기 이 여자 보구려. 이 여자 당신도 아시죠?

 아버          오 이 여자 배우 아냐?

 어머          근데 이 여자가요. 아유 저질이다.

 아버          아니 도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그래? 스캔들이라도 일으켰다는 거야?

 어머          스캔들도 스캔들 나름이죠.아유 새상에 이런 남자하고 눈이 맞다니?

 아버          어떤 남잔데?

 (E)            책 보이며,

 어머          자 보구려. 이 남자 당신 모르진 않죠?

 아버          아아니  이 남자 말야?

 어머          네.

 준이          아빠, 탤런트 아녜요?

 아버          넌 저리가 있어. 어느새 와서 들여다 보고 있니?

 준이          에이 참.

 어머          가서 숙제나 해.

 준이          치.

 (E)            도어 여닫는다.

 아버          아니 그래서 이 여자가 이 남자하고 눈이 맞았다는 거야?

 어머          네 보구려. 여기 기사가 났잖우.

 아버          에이 아무리.

 어머          으응? 믿지 않네. 자요 자세히 읽어봐요.

 아버          야. 의왼데. 이게 사실이라면.

 어머          당신도 실망이죠?

 아버          그럼 여보. 야 이 여자 다시 봐야겠다.

 (M)            -

 여             아 아줌마도 실망하셨어요?

 어머          네. 영 기분이 좋지 않더라구요.

 여             저도 그랬어요. 오래 전부터 팬이었는데 그 기사를 읽는 순간 진짜 실망이 되네요.

 어머          아마 그런  감정 안 품은 사람 없을 거예요.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라면.

 여             아줌마께선 어떻게 느끼셨어요?

 모             저요?

 어머          정말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스캔들에 대해서요?

 모             저도 그 기사 읽고 놀랐어요.

 어머          놀라셨죠?

 모             네 그리구 속으로 그랬어요. 아 나도 꽤 질투심이 있는 여자로구나 하구요.

 어머.여      네에?

 여             아줌마께서 질투심이요?

 모             네.

 어머          아이 아무리요. 나 같으면 몰라두요.

 모             허지만 유명배우의 스캔들에 비상한 관심을 갖는 건 곧 질투심의 발로라는 걸요.

 어머          어마나 그래요?

 모             누군가 분명히 그랬어요. 유명한 배우의 스캔들을 보고 안됐다 거니 이럴 수가 있느냐 거니 겉으로 동정하고 편을 드는 것 같애두 마음속  깊이에는 그 여배우를 질투하는 감정이 도사리고 있는 거라구요.

 어머. 여     어머나!

 어머          그럼 나 나쁜 여자네.

 여             저두요.

 모             호호 그렇다고 일언지하에 자신을 나쁜 여자로 규정지어버려요?

 어머          질투심은 나쁜 거 아녜요?

 여             네 가장 저열한 감정이라고 흔히 그러잖아요?

 어머          심지어 여자가 질투하는 건 칠거지악의 하나라고 할 정돈대요.

 모             너무 죄악시까지 할 필요는 없을 거예요. 그리구 질투심이 여자에게만 있나요?

 여             네 건 그래요. 남자한테도 질투심이 있구 말구요.

 어머          우리 그인 저하고 함께 마구 욕했다구요. 이 따위 남자한테 반하느냐구요. 것도 질투 아녜요?

 모             (미소) 근데 아버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질투심은 덮어놓고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데요.

 여             할아버지께서 뭐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모             우리 집에서도 질투심에 관해 화제가 되었었는데요,

 여 어머      네.

 할아          누군가 그랬더구먼. 질투심이야 말로 민주주의의 기초라고.

 모두          (저절히) 네에?

 할아          남을 질투하고 남이 잘된 것을 샘내는 감정이 곧 힘이 돼 가지고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다는 거야.

 할머          아니 여지껏 남을 샘내지 마라 질투심을 갖지 말아라. 그건 치사한 것이다. 하고 입버릇처럼 하셨으면서 바로 그 입으로다 뭐예요? 민주주의의 기초가 질투심이라구요?

 할아          남이 잘되는 것을, 남이 돈 버는 걸, 남이 근사한 실적을 올리는 걸 샘내지 않고 내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어? 나도 저 사랑처럼 잘되고 나도 저 사람만큼 돈 벌어야지, 나도 저사람 만큼 실적을 올려야지 하는 욕심이 나기에 일도 열심히 하고, 돈 버는 연구에 몰  두하는 게 아니겠어?

 할머          그야 그렇죠.

 할아          그런 의욕이 곧 샘내는 감정, 질투심에서 우러나온다 이거예요.

 할머          그건 알겠는데 그게 어떻게 민주주의가 될 수있다는 거예요?

 할아          민주주의 사회는 평등한 사회,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는 사회라는 건 알겠지?

 할머          네 그, 그렇게들 말합디다.

 할아          서로 평등하고 똑같은 조건 하에서 서로 경쟁하고 할 때 누가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어?  샘이 많아야 의욕도 생기고 일에 열중하게 되잖아? 따라서 남보다 앞서구...

 할머          그야 그렇죠. 같은 형제간이라도 볼라치면 샘 많고 악착같은 애가 발전이 빠르죠.

 할아          그러니 그런 면에서 샘이 많은 데야 누가 나무래? 오히려 그런 사람이 많을수록 민주사회는 발전할 수 있는 게 아니겠어?

 부             요는 질투심의 질이 문제겠군요?

 할아          그렇지.

 고모          같이 샘을 내더라도 잘된 사람을 인정하면서도 나도 저렇게 돼야지, 하는 것허구 반대로 지까짓 게 뭔데? 하고 깎아내리는 것과의 차이를 말하는 거군요?

 할아          바로 그거예요.

 상수          금메달을 딴 선수를 보고 나도 금메달을 따야지 하고 열심히 훈련을 쌓는 것하구 금메달 딴 것만 시기가 나서 다시 못 따게 훼방을 놓는 것과 같구요.

 할아          그래.

 할머          잘사는 사람보고 나도 저만큼 잘살아 보자 하는 생각은 안 하구선 잘사는 사람들 것 다 뺏어서 공평하게 노나서 똑 같이 못살자 하는 이런 공산당식 생각은 안 된다 이거죠?

 할아          그래요.

 모두          (가볍게 웃고)

 할아          그런 사람들은 흡사 산을 깎아내려 호수를 메워서 평평하게 하려는 사람과 마찬가지예요  

 부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그 가치를 살리고 그 아름다움을 유지하면 될 걸 갖다가요?

 할아          응. 산이 있기에 호수에 물이 고일 수 있고, 호수가 있기에 아름다운 산 그림자가 호수에 비친다는 사실을 알아야지.

 상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학의 긴 다리를 오리에다 달아준다고 오리가 좋게 보일 수는 없다고 그러시던데요.

 할아          바로 그 얘기다.

 고모          꼴불견이지 뭐 오리에다 학 다리 붙여 놓으면.

 모두          (가볍게 웃고)

 할아          우리 서로 상대의 장점을 선망하고 샘을 내되, 각자 자기 장점을 더욱 장점되게 하고, 서로 돕는 것이 참된 민주주의요, 반대로 상대를 질투한 나머지 상대의 약점을 들춰 내서 헐뜯거나 어떻게든 깎아 내려서 망쳐 버리겠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그것은 이름만 민주주의지 진실한 민주주의일 수 없지. (FO)

 어머,여      아 네...

 어머          어쩌다 하찮은 스캔들 얘기가 진실한 민주주의 얘기로 발전됐네요.

 여             우리 질투심을 갖되 민주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양질의 질투심을 갖도록 노력해야겠네요.

 어머          에 그럴듯하네요.

 모             사실 따지고 보면 오늘 화제에 오른 여배우하고 탤런트도 연분이 있으면 맺어지는 게 아니겠어요?

 어머          네 연분은 어쩔 수없나 봐요. 나하고 우리 준이 아빠하고 살고 있는 걸 보면...

 모,여         네에?

 어머          주변에서 다 그랬거든요, 저것들 과연 함께 살 수 있을까? 하구요.

 여             아줌마두,

 모두          (웃는다)

 (M)            -

 AN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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