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우리집
 
 

 

<즐거운우리집>   (89/1/30)

 

 

 

        「자리 옮김」

 

 

                                                                 박서림작  임영웅연출

 

 

(M)       주제가

ANN -

(M) OUT

(E) 전화벨

(E) 수화기 들고,

부              네, 한과장입니다

아버           (필터) (다소 우울) 아, 선배님이시군

요.             접니다

부              오 자네 웬 일이야?

아버           네 점심 때 시간 좁 내 주시겠습니까?

부              좋지. 점심 함께 해도 좋구. 어디로 나오겠는가? 오,그래. 좋아.

(E) 수화기 놓고

부              이 친구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M) 다방 B.G

부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야? 표정이 별로 좋지 않게?

아버           그렇게 보입니까?

부              응, 아까 전화 걸 때 목소리도 그렇더라구.

아버           역시 소인이라 할 수 없군요.

부              어째?

아버           겉으로 나타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데두 나타나고 마니 말입니다.

부              무슨 일인데 그래? 뭔가 억울한 일이라도 당한 사람같이.

아버           (한숨 섞어) 억울하다고 볼 수는 없겠죠. 능력에 따라 발령이 나기 마련이니까요.

부              인사이동이라도 있었다는 얘기야?

아버           네.

부              자네도?

아버           네.

부              저런, 큰 변동인가?

아버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죠.

부              지방으로 가는 거야?

아버           지방은 아닙니다.

부              그럼 부내이동?

어버           부내 이동도 아니구요.

부              이도 저도 아님 어디...

아버           별관으로 가게 됐습니다.

부              뭐? 별관?

아버           업무 쪽에 속하죠.

부              아, 업무. 업무면 자네 항상 그랬잖았나? 성격상 업무 쪽으로 가야 했었다구.

아버           아주 발벗고 뛰는 업무면 모르겠는데요, 것도 아니고 여전히 내근은 내근입니다.

부              아무튼 업무 쪽을 관리하는 그 부서 아니겠나?

아버           건 그렇습니다.

부              그럼 됐는데 뭘 그래. 이따금 변화도 있어야 발전도 있는 거야.

아버           그런 것은 알겠습니다만 어쩐지 불안합니다. 불만도 있구요.

부              왜, 혹시 능력을 의심받기라도 한 것 같아서?

아버           그러기야 하겠습니까만 이왕 그리 갈 거면 승급이라도 했으면 했거든요.

부              오 이왕이면 승급까지?

아버           네.

부              친구 욕심은...

아버           욕심 맘은 아닙니다.

부              무던히 참는 거야. 세상에 자기 뜻대로만 되는 일이 어디 있겠나?

아버           역시 그래야 되겠죠?

부              응. 오직 새로 말은 일을 충실히 해 나가는 거야.

아버           네 알겠습니다.

(M) -

모              어마나 준이 아버지가요?

부              응, 위로는 해 줬지만 역시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는 없는 모양이더라구.

고모           자리가 바뀌면 마음이 동요가 되는 건 당연한 일이죠.

상수           흡사 한 학년 올라가 새로 반이 편성이 됐을 때처럼요?

고모           그래.

상희           정말 낯선 친구들 보면 처음엔 좀 떨려요.

상수           떨리기까지 해?

상희           응. 개구쟁이 짝을 만나면 어쩌나 하구.

모두           (가볍게 웃고)

할머           준이 아버지 말마따나 이왕이면 진급까지 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그랬지?

할아           아무 때나 진급하나? 다 때가 있겠지.

할머           그래두요.

모              준이 엄마한텐 얘기했대요?

부              아직 얘기 안 했나 봐. 곧 하겠지 뭐.

모              그럼 준이 엄마도 은근히 걱정을 할 텐데...

할아           걱정이 된다고 덩 달아 코가 빠져 있으면 오히려 준이 아버지의 사기가 떨어질라.

모              그렇죠. 어떻게 든 격려해 드리라고 해야 할 텐데...

할머           뭐 좋은 말씀 없으세요? 이런 때 으레 나오는...

할아           누군가 그랬더구먼, 벼슬에는 크고 작음이 있으나 마음에는 크고 작음이 없으며, 직책에는 내외 직이 있으나 마음에는 안팎이 없다고.

모두           (적절히) 네...

할아           그러니 큰 벼슬 작은 벼슬, 내외 직 할 것 없이 오직 자기 위치에서 성심성의 한결같은 마 음으로 자기 맡은 임무를 할 따름이라 했어요.

부              그럴듯한 말씀이군요.

고모           네.

(M) -

아버           어르신네께서 그런 말씀을?

어머           네. 그 말씀이 과연 옳습디다. 장관허구 말단 동직원허구 맡은 일의 차이는 크지만 구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이야 다를 게 뭐 있겠우? 마찬가지로 밖에서 추위 속에 청소부 로 일하는 이나 따뜻한 방에서 폭신한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원이나 비록 직업은 다르지만 마음마저 겉과 속이 다른 건 아니 잖느냐구요.

아버           (헛기침)

어머           그 말씀 듣고 내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특히 당신은 참 한결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뭐유?

아버           (나직이) 건 또 무슨 소리야?

어머           당신 신입사원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회사를 위해 어떻게 일해 왔나 면밀하게 살펴 본 결과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알아요?

아버           어떤 결론은 얻었는데?

어머           말단 사원연수를 받을 때부터 오늘 고참 계장의 직책을 맡을 때까지 한결같이 가슴 밑바닥 에 흐르는 정신이 하나에도 회사를 위해 둘에도 회사를 위해 셋에도 회사를 위해 어떻게 하면 내가 회사의 발전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나? 어떻게 하면 우리화사 일류기업으로 키 워 나갈 수 있나,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가 만인이 우러러볼 수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나? 오로지 그 생각으로 일관해 왔더라구요.

아버           (싫지는 않다) 여보 너무 이러지 마. 듣기 거북해.

어머           아녜요. 나 괜히 듣기 좋으라고 이러는 거 아뉴. 당신 허긴 언뜻 보기엔 회사일에 게으름 피우는 것도 같구, 아침 일어나기 괴로울 땐 에이 지겨워, 이따위 회사 집어 치우고 말까?

                 이런 소리까지 한 적도 있었지만요, 왜 그런 소리 했겠우? 회사에 애정을 갖지 않았다면 미쳤다고 그런 소리 했겠우? 흥! 될대로 되라지 이러면서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거라구요.

                 근데 당신 어디 그랬우? 회사가 조금만 부진한 것 같으면 자기 일처럼 속상해 하구 회사 일에 조금만 차질이 있어도 애를 태우고, 그래 마음이 하도 아프니까 술도 마시고 그랬던게 아니냐구요. 회사 걱정 안 했으면 미쳤다고 생돈 들여가며 그 쓴 술을 마셨겠우?

                  다 안다구요. 회사를 위하는 당신의 그 뜨거운 사랑!

아버           여보, 이제 그만 둬. 너무 그러니까 쑥스럽다.

어머           쑥스럽다뇨? 쑥스러워할 거 하나도 없다구요. 이게 바로 당신의 참 모습인데 근데 이번에 직책이 바뀌었다고 걱정을 해요? 나 하나도 걱정 안 한다구요. 왜 걱정해요? 어디 가서 어 느 직책을 맡으나 당신 마음 요만큼도 변함 없는데. 안 그래요? 그런 마음 회사에서 못 알아 줄 것 같아요? 천만에! 알아줄 거라구요. 알아준다 뿐이우? 당신이 꼭 거기 필요해서 보 냈을 텐데.

아버           건 그래.

어머           그렇죠?

아버           선배님 만나고 들어가니까 상무님께서 부르시더라구.

어머           어머! 상무님께서요?

아버           응. 부르셔선, 현계장만 믿네. 현계장 아니고 누가 그 직책을 맡겠나? 믿고 맡겼으니까 그 리 알게 이러시잖아.

어머           어머 그러셨어요?

아버           응 그리군 조금만 기다리래. 승급도 시켜 주겠다구.

어머           승급도요?

아버           응, 그리구 이젠 열심히 뛰어야 할 테니까 차도 한대 있어야 할 거 아닌가? 현계장 면허있지? 이러시잖아.

어머           에그머니 차도 나와요?

아버           응. 나 혼자 쓰는 건 아니지만 ..

준이           와 그럼 아빠. 차 타고 출군하시는 거예요?

아버           응. 곧 그렇게 될 것 같애 지금은 아직 없지만 .

준이           와, 아빠, 신나시겠다.

어머           여보. 그런 걸 모르고 내가 괜히 근심했구려.

아버           두고 봐! 내 힘껏 뛸 테니까!

어머           네 당신은 해낼 수 있다구요. 그럼요!

모두           (웃는다)

(M) -

AN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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