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우리집
 
 

 

 

<즐거운  우리 집> (89/1/18)

 

 

 

    「일일 천만선」(日日 千萬善)

 

 

                                                         박서림 작  임영웅 연출

 

 

 (M)            주제가

 ANN            -

 (M)            OUT

 (E)            대문 여닫으며,

 준이          엄마 다녀왔습니다.

 어머          오 그래.

 모,여         이제 돌아오는구나?

 준이          안녕들 하세요?

 여             우리 경이도 끝났겠구나?

 준이          네, 함께 돌아왔어요. 상희 누나두요.

 모             그래? 경이 엄마 우리도 가 봅시다,

 여             네.

 모.여         잘 놀다 가요.

 어머          가시게요?

 모             네,

 여             안녕히 게세요.

 어머          안녕히들 가세요.

 여,모         네.

 준이          안녕히 가세요.

 모,여         그래.

 (E)            문 약간 OFF에서 여닫는다.

 어머          공부 열심히 했니?

 준이          네.

 어머          괜히 한눈팔다 할아버지한테 꾸중 듣고 그러지 않았어?

 준이          에이 엄만.

 어머          붓글씨도 열심히 쓰구?

 준이          그럼요.

 (E)            습자지 소리.

 준이          제가 여기 뭐라고 썼는지 아세요?

 어머          뭐라고 썼는데?

 준이          아무 근사한 문구를 썼단 말예요.

 어머          근사한 문구라니? 아니 어떤?

 준이          (가며) 가만 계셔 보세요. 데가 벽에다 붙일 테니까요.

 어머          뭐? 벽에다?

 준이          벽에다 붙여 놓고 실천에 옮길 거예요.

 어머          실천까지?

 준이          네 두고 보세요. 실천에 옮기나 안 옮기나.

 (E)            도어 여닫는다.

 어머          아니 쟤가 뭘 가지구?

 (M)            -

 아버          아니 준이가 붓글씨를?

 어머          네. 것도 알쏭달쏭한 문구를 써서 벽에다 붙여 놓았지 뭐유?

 아버          알쏭달쏭하다는 건 또 뭐야?

 어머          뜻을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고 그렇더라니까요.

 아버          에이 여보. 어린 준이가 것도 이제 겨우 기초단계 한문실력을 가지고 쓴 걸 가지고 알쏭달쏭하다니 말이나 돼?

 어머          말로만 그러지 말고 당신이 직접 가보시구려. 그럼 당신도 어안이 벙벙할 테니까.

 아버          좋아, 가 봅시다. (하며 가서)  

 어머          조용히 여세요. 잠들었는데.

 (E)            조용히 도어 연다.

 어머          (나지기) 보세요. 저기 벽에 붙은 걸.

 아버          응 저기 붙어 있군.

 어머          읽어 보구려.

 아버          일...일... 일....천만 원....

 어머          아이참. 일천만 원이 아니라 일천만 선요.

 아버          응, 일천만 선이구나. 원이 아니라.

 (E)            도어 조용히 닫는다.

 아버          아니 저게 무슨 소리지?

 어머          어때요. 당신한테도 이상하게 느껴지죠?

 아버          응, 일일 일선이라고 하루에 한가지씩 착한 일을 한다 하는 소리를 내 흔히 들었구 실천에 옮기겠다구  숫하게 결심도 했지만 나중에 흐지부지된 경험도 많았는데 일일 일천만 선?  아니 하루에 천만가지 착한 일을 하겠다는 거야?

 어머          하루 천가지도 어림없는데  천만가지라니 말도 안 되잖우.

 아버          그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붓으로 써서 벽에 붙이다니 이게 어찌 된 노릇이야?

 어머          그러길래 알쏭달쏭하다는 거 아네요.

 아버          여보, 그렇건 준이한테 물어보지 그랬어?

 어머          물어보기 전에 스스로 알아보려고 그랬죠. 당신 돌아옴 당신과 함께 뜻을 풀어 보든지..

 아버          나 이거야, 수수께끼네.

 (M)            -

 (E)            비질하며,

 부             뭐? 일일 일천만 선?

 아버          네. 일일일선은 모를 사람 없겠는데 일일 일천만 서이라니 이상하지 않습니까?

 부             응.

 아버          간밤에 그런 얘기 못 들으셨습니까?

 부             응, 나도 좀 늦게 들어와서.

 아버          틀림없이 어르신네께서 회관에서 교육을 시키시면서 하신 말씀 같은데  말입니다.

 부             그럼 상희한테 물어보면 알 것 같은데.

 아버          바로 맞습니다.

 부             좋아. 내가 넌지시 알아보기로 하지.

 아버          상희 방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상희도 벽에 써 놓았는지도 모르니까요

 부             글쎄 아무튼 이따 출근할 때까지는 알아볼 테니까. 그리 알게.

 아버          네 고맙습니다.

 (M)            -

 고모          어머 오빠, 왜 우리 방은 들여다보고 그러세요?

 부             응? 응. 상희가  제대로 하고 있나 궁금해서.

 고모          오빠두. 그 점만은 안심하세요. 착실하게 하고 있으니까.

 부             응 그래. 더구나 네가 옆에 있는데 말이다. (혼자) 아무 것도 없는데? 상희 방에는...

 모             (나지기) 뭘 찾고 있는 거예요?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부             응? 응. 아무 것도 아냐.

 모             아무 것도 아니라면서 상희 방을 다 들여다 보시게요?

 부             얘가 어디 갔나?

 모             누구요?

 부             상희.

 모             저기 오잖아요.

 부             오너 마침 오는구나.

 상희          왜요 아빠?

 부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는데 너 일일 일선이라는 말 알지?

 상희          네 알아요. 하루에 한가지씩 착한 일을 하자 이런 뜻 아녜요?

 상수          (약간 OFF) 그걸 모를 사람이 어디 있을라구요.

 부             그럼 일일 일천만 선이라면 너 무슨 뜻인지 알겠니?

 상희          응? 아빠.그 얘기 어떻게 들으셨어요?

 부             너 알고 있구나?

 상희          그럼요. 할아버지께서 어제 그르쳐 주신 건데요.

 부             그래 그런 줄 알았다.

 상희          근데 어떻게 그걸...엄마가 가르쳐 주셨어요?

 모             아니다.

 부             사실은 준이가 일일 일천만선이라고 써 붙여 놓는 바람에 궁금증에 걸려 있다는 거야.

 상희          벽에 써 붙였대요?

 부             응. 써 붙여 놓고 설명을 안 해주는 바람에 이게 무슨 뜻인가 하고 고민에 빠져 있지 뭐야.

 할아          (오며) 고민에 빠져 있다면 미안한걸. 난 그저 농 반 진 반으로다 그런 말을 꾸며 본 건데.

 할머          농 반 진 반으로요?

 할아          응.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건 그런 식으로 해야 기억에 남을 것 같아서.

 부             근데 무슨 뜻으로 그런 말씀을...

 모             짐작 못하겠어요?

 부             글쎄...

 할아          짐작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지도 모르지.

 고모          저도 사실 잘 모르겠는데요.

 할아          별다른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요 얼마 전에 우리 서울 인구가 천만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들었거든 그와 연관시켰을 뿐이지.

 부             아, 서울 인구가 천만을 넘어섰다 해서 일천만선이라는 말씀이요?

 할아          응, 그쯤 하면 짐작이 갈만하잖아?

 고모          알았다. 우리 하루 한가지씩이라도 착한 일을 하고 살자. 서울인구가 일천만인데 서울시민 각자각자가 하루에 한가지만 착한 일을 해도 하루 일천만 가지의 일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 그러니 하루 일천만 가지를 채우기 위해서는 나부터 꼭 한가지씩 착한 일을 해 나가도록 하자, 이 뜻이었군요?

 할아           응, 그런 식으로  서울시민들이 각자 하루 한가지씩 착한 일을 해서 일천만가지의 착한 일로 서울거리를 메운다면 서울거리는 어떤 거리로 변할까?

 고모          그야 다툼도 없고 미움도 없고 무관심도 없는 거리, 양보와 사랑과 따뜻한 손길이 닿는 그런 거리가 되지 않겠어요?

 할아          인구 천만이야. 천만이면 나라의 4분의 1일 서울에 살고 있다는 뜻이야. 이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서울 시민들은 각각 뭔가 자각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 서로 다투다 보면 일천만이 다투는 것이 되구, 미워하게 되면 일천만이 원수 짓는 경우가 아니냐구. ..부디 마음을 일신해서 다툼대신 양보를 미움 대신 사랑과 이해를 그리구 서로 돕고 서로 손을 이끄는 시민이 돼야만 세계굴지의 대도시에 사는 시민으로서 긍지를 지킬 수있는 게 아니겠어?

 모두          (적절히) 네.

 (E)            달리는 버스 B.G

 아버          야, 그 말씀 듣고 출근길에 오르니 기분부터가  달라지는데요.

 부             기분부터가?

 아버          네. 거리를 메운 시민들, 차에 함께 타고 있는 승객들이 모두 형제자매처럼 여겨지지 뭡니까?

 부             형제자매처럼.

 아버          네.

 부             허긴 그래. 이 넓은 지구덩이 위에서 이 땅에 동족으로 함께 사는 것도 인연이구 더구나 서울이라는 한 도시에 함께 살게 된 것도 깊은 인연이 아니겠나? 미워할 이유가 없고 다툴 이유가 없는 거야.

 아버          네. 사랑하는 겁니다. 서로 돕는 겁니다.

 부             응. 하하하.

 아버          하하하.

 (M)            -

 ANN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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