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우리집
 
 

 

 

 

         「얌체  도시사람」

 

 

 

                                                   박서림 작  정유일 연출

 

 

 (M)            주제가

 ANN            -

 (M)            OUT  

 (E)            대문 우악스럽게 여닫는다.

 

 할머          아이구, 아니 이게 누구야? 상희 아니냐?

 모             아니 상희야? 왜 그러니?  학교 갔다 왔음 학교 다녀왔습니다 하고 깍듯이 인사하던 애가?

 상희          (우울하게) 학교 다녀왔습니다.  

 모             으응? 쟤가?

 할머          아이구, 상희 무슨 일이 있었냐? 왜 그래?

 상희          아무 것도 아니에요.

 힐머          아무 것도 아니라면서 그렇게 찌푸리고 있어?

 모             상희야. 할머니께서 걱정하고 계시잖니?

 상희          인철이가 나 보기 싫대요.

 할머          아니..

 모             아니  인철이라면..

 할머          바로 저 건너산의 과수원집 아들 아니냐?

 모             네 그렇죠? 큰 과수원을 아니지만 여러 가지 특용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집 아녜요?

 할머          아니 근데 왜 니가 보기 싫다는 거야 그래? 응?

 상희          시내에서 나온 사람들은 다 돼먹지 않았다고 마구 퍼붓잖아요.

 모두          아니 뭐라구?

 모             시내에서 이사 온 사람들은 돼먹지 않았다구?

 상희          네 틀려 먹었대요. 자기 일만 생각하고 공중도덕도 모른대요.

 모.할머      저런 저런...

 할머          그래서 상희 너두 시내에서 왔으니까 보기 싫다는 얘기야?

 상희          네. 난 걔네 집에 꽃도 많구 살구랑  복숭아랑 열매 달린 것도 많구  그래서 놀러 가서 구경하고 싶었는데요, 오는 걸 싫어하잖아요.

 모             어머나, 세상에 저럴 수가...

 상희          시내에서 이사 온 사람들이 되게 미운 모양이에요.

 모             왜 그럴까요, 어머님?

 할머          그러게나 말이다.

 

 (M)            -

 

 할아          아니, 인철이라는 아이가 그런 말을 했어?

 상희          네.

 상수          아니 지가 뭔데 그 따위 소리를 해? 쬐끄만 게 까불고 있어? 그냥!

 부             상수야! 어른이 말씀하시는데 까불고 있어!

 상수          허지만!

 부             아니 인석이?

 상수          (헛기침) 에이 참.

 할머          아니 그럼 이게 어찌 된 노릇일까요? 원 세상에 우리 상희 보고 보기 삻다는 사람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말씀예요.

 할아          아냐. 인철이 그애 심정 이해할 만도 해요.

 모두          네?

 할머          인철이 심정 이해할 만도 하다뇨?

 할아          응, 자기 아버지가 피해를 입구 가슴 아파하는 걸 보고서야 자식된 도리루 환들 안 나겠어?

                 아무리 어린 마음에서라도 말야.

 할머          아니 인철이 아버지가 피해를 입었다는 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할아          바로 엊그제 그러잖아도 인철이 아버지가 우리 복덕방에 들른 적이 있어요.

 모두          네에?

 부             그래서 복덕방에 들러서 무슨 말이라도 하던가요?

 할아          넌지시 항의 비슷하게 이런 말을 하더구만 그래.

 할머          어떤 말을요.

 할아          너나 할 것없이 귀를 기울이고 반성을 할 일이에요.

 남             두 어른께서는 그래두 이 동네에서 한마디 하시면은 어른들 말씀에 따를 것으로 알구 말씀 드리겠는데요,

 할아          어서 말씀해 보슈. 꺼릴 것도 없우.

 남             모두가 다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마는 시내에서 이리로 이사오신 분들은 변두리 농촌의 사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원             아니 어떤 면에서요.

 남             농사를 손수 지어보지 않구 과수를 재배해보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남의 것을 함부로 다루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 말씀입니다.

 할이. 원     응.

 할아          그래요?

 남             지금이라도 제집 주변에 직접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보기만 해도 속이 상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할아          (헛기침) 알겠습니다. 말씀하시지 않아두 알겠어요.

 원             아니 임자가 뭘 안다는 얘기야?

 할아          쓰레기 오물을 아무 데나 함부로 버린다, 그 말씀 아니오? 깨진 유리병 같은 것이랑...

 남             예 그것도 있습니다만 전 그 때마다 말없이 깨끗이 치워 버리니까 그까짓 건 별로 신경 안씁니다.

 할아          아니 그러면...

 남             제가 할 소린 아닙니다만 그렇게 공중도덕을 안 지키는 거 실망했다고나 할까요?

 원             아니, 공중도덕을 안 지킨다니?

 남             비근한 예루, 우리 과수 열매를 따가지를 않나, 꽃핀 가지를 무참히 꺾어 보지를 않나, 심지어 언덕의 꽃나무를 삽으로 살짝 캐 가지를 않나, 그 뿐인가요? 제방에 잘 자라고 있는  떼마저 사람 눈을 피애 뚝뚝 떠가지를 않았겠어요?

 할아          아니 저, 저런! 저럴 수가 있나!

 남             이왕 말이 나왔으니 말씀입니다마는 이 동네가 개발이 돼서 신형주택들이 들어서기 전에는 요, 아무리 과일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어도 어른 애 할 것없이 열매를 따가는 법이 없었습니다.

 할아,원     (헛기침)

 남             그런데 요 몇해 동안은 아주 안절부절을 못하겠습니다.

 원             마구 따간다 이 말씀이구려?  

 남             마구 따가는 것까지는 또 좋습니다. 따가되 아이들 호기심으루다 한두 개 따가는 것은 말리고 싶지도 않아요. 근데 글쎄 새파랗게 아직 익지도 않은 걸 따가는 거예요. 그것도 그냥 따가는 게 아니라 아예 가지 채 쭉쭉 찢어서 가져갑니다.

 할아          저절 수가 있나.

 남             익은 것도 그렇죠. 따서 잘 씻어 먹어야 해롭지 않은데 몰래 따서 씻지도 않구 먹으면은 농약 때문에 해롭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지 원....

 할아          건 그렇고 과실이야 아이들이 딴다 하고  떼는 누가 떠간다는 얘기요?

 남             어른들이 몰래 떠가는 거겠죠.

 할아          떠다가 얻다 쓴다는 얘기야?

 남             어디다 쓰긴요, 자기 집 정원을 가꾸는 거겠죠.

 할아          자기 집 정원?

 남             네. 할 소리는 아닙니다만, 이 동네 새로 지은 주택들이요, 산에서 꽃나무 슬쩍 파가시구요,

                 둑의 잔디를 떠다 심은 집 없지 않아 있습니다.

 할아          그래 그걸 그냥 놔둬요?

 남             놔두지 않고 어떻게 합니까? 현장을 보지 못했는걸요.

 모두          (한탄)

 할머          세상에....

 할아          그 얘기 듣고 내 정말 어처구니가 없더구나.

 할머          그러니까 자기 정원을 가꾸겠다구 동내 언덕 같은 데 자라고 있는 꽃나무나 잔디를 뚝 떠다가 옮겨 놓는다 그런 얘기죠?

 할아          그렇다니까.

 부             그건 정말 너무했군요. 동네 환경도 넓은 의미에서는 정원이나 마찬가진데 그걸 훼손시켜서 자기 정원만 가꾸고 있다니요.

 할아          그게 바로 이기심이 아니고 뭐겠냐?

 상수          체, 그것도 도둑질이나 마찬가진데! 어떻게 그렇게  뻔뻔스럽게 그럴 수가 있지 정말?

 모             그러게나 말이다. 아 도둑질해 온 꽃나무도 꽃은 피겠지만 그 꽃을 바라보는 주인의 마음은 언제까지나 결코 유쾌하지는 않을 텐데...

 부             저 꽃나무는 내가 훔쳐 온 꽃나무다. 저 꽃나무를 볼 때마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구나. 저 꽃을 볼 때마다 나는 도둑질하는 마음을 버리자. 이런 뜻으로 바라본다면 또 모르겠는데요?

 모             당신두.

 모두          (웃는다)

 할아          이 다음 반상회 때는 내 꼭 제안을 하겠어요. 내 집 손바닥만한 정원만 이기적으로 가꿀 생각 말고 꼭 내 마을의 환경을 더욱 깨끗하게 그리구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 야생화 한 그루라도 잘 가꾸자고 말야.

 상희          할아버지. 꼭 그래 주세요. 그래야 인철이가 나 베기 싫다는 소리 안 할 거 아녜요?

 할아          그래그래.

 모두          (웃고)

 상수          하하. 보기 싫단 소린 되게 듣기 싫은 모양이지?

 모두          (웃는다)

 

 (M)           -

 ANN         -

 

                            KBS<즐거운 우리 집> 테입에서 채록 (80/6/10)

 

    즐거운우리집 페이지로            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