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우리집  
 

 

 <즐거운 우리집> (87/6/13)

 

 

     「눈높이」(바꿔서 생각하기)

 

                                                                           박서림 작 임영웅 연출

 

 

 황금의 주말, 보너스도 나오고 백화점이나 시장이나 유원지 같은 데 무척 붐빌 것이라고

 한다.

 이 얘기를 듣고 있던...

 

 할아          붐빈다는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런 땐 아이들이 고생들을 하더구나.

 할머          아이들이라뇨?

 할아          부모가 데리고 나오는 아이들.

 할머          그 애들이 고생할 게 뭐 있어요? 부모 따라다니는 게 신나기만  하지. 고생하는 건 아이들 편이 아니라 부모 편이라구요.

 모두          (웃는다)

 할라          단순히 생각하면 그럴지 모르지만 아이들 고생하는 것을 이해 못하고 백화점이다 유원지다

                 마구 어른 기준으로 쏴 다니는 부모가 있으니까 하는 소리야.

 할머          네에?

 할아          임자 본 적 없나? 아이들이 지쳐 가지구 엄마 치마 붙들구 짜증내는 거.

 할머          그야, 아이스크림이며 뭐며 마냥 사 달라고 떼를 쓰느라고 그러는 거죠.

 모두          (킬킬)

 할아          왜 마냥 사 달라겠어? 구경이구 뭐구 귀찮으니?까 짜증이 나서 그런 게 아니겠어?

 할머          끝까지 애들 편이구려?

 모두          (가볍게 웃는다)

 고모          허긴 백화점 같은 데서도 애한텐 관심 안 두고 마구 끌고만 다니는 부모들이 있어요.

 모             정말 애들은 키도 작고 해서 어른들 틈바구니에서 답답할 거예요.

 상희          어른들 허리랑 엉덩이만 보여요.

 고모          응 그래.

 모두          (웃는다)

 할아          백화점 같은 덴 그래도 여름엔 냉방장치가 잘돼 있어 그렇지 유원지 같은 데 갔을 때를 상상해봐요.

 부             정말 땡볕에서 시달리다 보면 구경이고 뭐고 흥미없을 겁니다.

 할아          내 알기로, 기상대에서 발표하는 온도라는 것이 지상 약 150센티 높이의 온도라고 알고 있는데 .

 부             온도계 높이가 그 정도라죠?

 할아          응. 예를 들어 오늘 낮 온도가 25도라면 그건 지상  1미터 50센티의 온도가 그렇다는 것이지 지면의 온도는 그보다 더 후꾼거릴 것이 아니겠어?

 부             그렇겠죠.

 할아          따라서 우리 어른들이 느끼는 더위와 아이들이 느끼는 더위와는 차이가 나는 법인데 그걸 알고나 있느냐 이거지.

 모             상희의 키가 1미터 50이 못 미치니 어른보다 훨씬 지열을 더 받는다는 뜻이군요?

 할아          그런데도 아이들 손을 잡고 유원지다 야외에 간 부모가 그걸 이해하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니까.

 상희          아빠가 나 어렸을 때 무등 태우신 이유를 알겠다.

 부             아니 뭐어?

 모두          (웃는다)

 부             지금도 무등 태우는 어른들은 많은데, 앞이 잘 보이게 하려고 그러는 거지 지열이 후꾼거리는 것을 생각해서 그러는 부모는 드물지도 몰라.

 고모          그렇겠네요.

 모             지열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 시골에서 밭을 매거나 보리를 베는 농부는 참 덥겠어요.

 부             오 정말.

 할아          덥다마다.

 할머          목이 탁탁 막힐 지경 아녜요?

 상희          할머닌 밭매기도 해 보셨다면서요?

 할머          매다 뿐이냐? 한 여름에 콩 밭 매 보지 않은 사람은 농사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 사람들이지.

 할아          지금은 제초제가 있어서 밭매기도 회수를 줄일 수 있구 논의 김매기는 안 해도 되지만 어쨌거나 선선한데 앉아서도 덥다고 선풍기다 에어컨이다, 청량음료다 찾을 때마다 우린 푹푹 찌는 논밭에서 허리 굽혀 지열과 싸우는 농부들의 노고를 잊지 말아야 할 게야.

 고모          기상대에서 발표한 온도보다 훨씬 높은 온도 속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는 일을 말이죠?

 할아          응.

 부             시공에 놀러 내려가는 이들은 한번 이번 주말 처지를 바꿔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폐가 되지 않도록 신경 좀 써야겠군요.

 할아          그래.

 (M)            -

 아버          얘 준아. 준이 어디 갔니?

 준이          네 왜요 아빠.

 아버          너이리 좀 와 봐.

 준이          왜요?

 아버          내 옆에 와서 똑바로 서 봐.

 준이          아빠.

 아버          글쎄 똑바로 서 보래두.

 어머          (오며) 어이참, 준이는 왜 붙들고 그래요?

 아버          당신은 잠자코 있어.

 어머          네에?

 아버          뭘하냐? 어서 똑바로 서라니까.

 준이          자요. 이럼 됐어요?

 아버          응 그래. 꽤 컸구나  너?

 준이          그래두 아직 아빠 허리 밖에 안 닿는걸요.

 아버          가만 서 있어야 한다.

 어머          으응? 저이가? 여보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예요? 왜 무릎을 꿇고 이래요? 토끼 띔할 때처럼?

 아버          준이하구 키 좀 맞춰 보려구.

 어머          뭐예요? 키를 맞춰요?

 아버          자, 이럼 내 키가 네 키하고 같아졌지?

 준이          네 아빠.

 아버          따라서 네 눈의 높이하고 내 눈의 높이하고 똑같아졌구?

 준이          물론이죠.

 아버          이제 됐다. 가 봐.

 준이          네에?

 어머          아이참 여보, 어쩌나는 거예요?

 아버          어쩌긴 이런 눈의 높이에서 우선 내 집부터 돌아보는 거야. (하며 힘들여 쪼구려 걷는 모양) 자 자.

 어머          어머 여보.

 준이          아빠.

 아버          (낑낑대며) 이 이렇게 준이의 높이에서 모든 것을 볼 때, 내가 본 모,모든 것과 준이 보는 모, 모든 것이 어, 얼마나 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이,이해할 수 있을 거 아냐.

 어머          (헛기침)

 아버          이,이렇게 함으로써 나아가 내가 내 생각만 고,고집할 것이 아니라 주,준이가 어,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처지를 바꿔 생각함으로써 준이의 마음을 이, 이해할 수도 있고- (하다가)

                 아이쿠!

 (E)            무릎을 땅에 박는다.

 어머준이   앗 여보 (아빠.)'

 아버          아유.

 준이          안 아프세요 아빠?

 아버          (찌푸린다) 괜찮아 괜찮아 이쯤 가지고 뭘... 널 이해하면 있으면 됐지. 그럼!

 어머          아유 모두 당신만 같음 얼마나 좋겠수?

 아버          그렇지?

 어머          네 여보.

 모두          (웃는다)

 (M)            -

 ANN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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