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우리집
 
 

 

 

           「국산품 애용」

 

 

    

                                                            박서림 극본 박양원 연출

 

 

 (M)            주제가 B.G

 Ann            -

 (M)            OUT

 

 아빠           얘 준아.

 준              네 아빠.

 아빠           너 지금 쓰고 있는 학용품 모두 국산품이지.

 준              네 그럼요!

 엄마           아이 참 당신두, 아이 그건 왜 새삼스럽게 물어보고 그래요?

 아빠           아니...준이두 국산 보다 외제 학용품을 갖고 싶어하지나 않을까 해서 하는 소리야.

 엄마           아이구 준이가 좋아한다고 제가 사 줄 것 같아요? 어림도 없다구요!

 아빠           그 치만 준이가 정 갖고 싶어하면 당신도 어쩔 수 없을 거 아냐?

 준              아아이, 전 외제 싫어요!

 아빠           뭐? 외제 싫어?

 준              네, 국산도 좋은데 왜 외제를 써요?

 아빠           오, 선생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던?

 준              아니오! 선생닌께서는 그런 말씀 안 하셔요.

 아빠           그런 데두 넌 외제 안 쓰구 국산만 쓴다 이거지?

 준              헤헤 그럼요!

 아빠           그래.너뿐만이 아니라 느네 반 아이들이 모두 국산을 쓰는 모양이로구나?

 준              아아, 그건 그렇지도 않아요.

 아빠           그렇지도 않다구?

 준              외제 연필이랑 지우개 쓰는 애도 있어요.

 아빠           으응. 계들은 국산 보다 외제를 더 좋아하는 모양이지?

 준              아니에요. 국산보다 외제가 좋아서가 아니구요 아빠. 엄마가 사 주신 걸 쓰는 애도 있구요,

                  또, 친척이 선물로 갖다 주셔서 쓰는 애두 있구 그래요.

 아빠           으응. 그러니까 이왕 사주시구, 선물로 들어온 것이니까 안 쓸 수 없어서 쓴다?

 준              네, 전번에두요, 친구가 나한테 미안한 듯이 이러잖아요? 얘, 내가 외제를 쓰는 거는 쓰고 싶어서 쓰는 게 아니라 엄마가 사다 주셔서 쓰는 거야. 그 치만 사온 거 다 쓰면 꼭 국산을 쓸 거다. 이랬단 말에요 아빠!

 아빠           여보, 준이 얘기를 듣고 뭔가 느끼는 거 없어?

 엄마           부끄러워지는구려.

 아빠           그렇지? 아이들은 어디까지나 정신이 똑바로 박혀 있는데 어른들이 아이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는 거 아냐?

 엄마           네.

 아빠           가만 있자. 누구 나무랄 거 있나? 우선 나부터 무의식 중에 외제 선호풍조에 빠져 있지나 않나 다시 한번 살펴봐야겠는데.

 엄마           (웃으며) 안심하세요. 내 힘 닿는 한 되도록 국산을 애용하고 있는 편이니까.

 아빠           예외가 있다구!

 엄마           예외라뇨?

 아빠           국산을 지나치게 애용해서는 안될 품목이 있다 이거야.

 엄마           그게 뭔 데요?

 아빠           쇠고기, 그리구 쌀!

 엄마           뭐라구요?

 아빠           안그래? 헤헤헤헤.

 엄마           당신두...

 아빠           그나저나 가만히 보면 말야, 꼭 청개구리 심보로 사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문젠 문제야.

 엄마           청개구리 심보루요?

 아빠           응, 국산품으로 대용합시다. 국산품을 애용합시다. 할 적에는 악착같이 외제 밥통, 외제 물통, 외제 화장품, 외제 옷감 등 외제만 찾는가 하면 한우고기 소비를 줄입시다. 닭고기나  돼지 고기를 먹읍시다. 수입고기를 먹읍시다. 하면 그냥 악착같이 오로지 한우고기만 찾는  사람들!

 엄마           호호, 그건 그래요. 정부미 먹읍시다 . 일반미만 먹지 맙시다. 하면은 정부미도 먹어 보구 보리도 먹어 보구 섞어 먹구 그러면 좋으련만 악착같이 일반미죠.

 아빠           진짜 일반미도 아닌 가짜 일반미!

 엄마           예!

 아빠           이쯤되면 그건 청개구리 심보가 아닌 심술이라구 심술!

 엄마           이그 우린 그런 사람 못돼요. 천성부터가....

 아빠           그렇지?

 엄마           그럼요! 당신이 그런 분이길래 내가 시집온 걸요.

 아빠           야, 그 소리 듣기 좋은데, 헤헤헤헤.

 엄마           호호호.

 

 (M)            -

 

 준              상희 누나.

 상희           왜 그러니?

 준              응, 상희 누나는 외제 학용품 가진 거 있어?

 상희           뭐? 외제 학용품?

 준              응, 연필이나 지우개, 연필 깍이 같은 거.

 상희           (웃으며) 그런 거 없어 . 그런 거 있으면 할아버지께서 용서 안 하셔.

 준              하지만은 누가 선물로 가져오는 수도 있잖아? 외국에 갔다 왔거나 하신 분이 계시면...

 상희           어림도 없다?

 준              어림도 없다구?

 상희           응. 저번에 한번 우리 친척 아저씨가 외제 학용품 가지고 오셨는데 어우 무서워!

 준              응? 왜 무서워?

 상희           할아버지 그렇게 노여워하시는 거 처음 봤다?  

 준              할아버지께서?

 상희           응.(흉내) 에헴! 알만한 사람이 이게 무슨 짓이야? 더구나 애들 교육시키는 학용품인데. 그 것을 꼭 외제를 쓸 게 뭐있나? 도로 가져가게나!

 준              와. 그렇게 큰 소리로 말씀하셨단 말야?

 상희           그럼. 옆에서 할머니께서 (흉내) 아이구 그렇게 말할 거 뭐 있어요? 별 거 아닌 거 갖다가?

                  이러시니까,

 준              응.

 상희           (흉내 소리 껏) 별 거 아니라니! 별 거 아니라니! 엉? 별 거 아니라니! 막 이러시니까, 할머니께서 비셨다. 잘못했다구.

 준              와 할아버지 되게 무섭다!

 상희           응. 보통 때는 아무렇지도 않으신데, 화나시면 되게 무서워!

 준              응, 근데 말야 전번에 내가 야구공으로 유리창 깼을 때는 (흉내) 오, 괜찮아 괜찮아, 그깐 유리야 새로 갈아 끼우면 되지. 인석아 기 죽지 말구 가서 더 놀아라! 더 놀라니까! 이러셨었는데?

 상희           호호, 우리 할아버진 그런 할아버지시란 말야! (FO)

 준              (FO)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야.

 부              (ON) 허허 녀석들 할아버지 얘길...하하.

 모              듣고 있었군요?

 부              응, 준이 아빠가 아마 학용품 얘기를 했던 모양이지?

 모              네. 불현듯 국산품 얘기를 꺼내시더래요. 아까 준이 엄마가 그러는데...

 부              오 그래? 학용품 같은 것은 우리 국산품도 아주 좋던데 굳이 외화 낭비하면서 외제품 쓸                      필요 없겠지?

 모              더구나 애들 교육상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게 아니겠어요?

 부              어렸을 때부터 외제  상품만 찾아 버릇하면 커서 뭐가 될 거야?

 모              그런 부족한 생각은 아버님처럼 순이 돋을 때부터 과감히 잘라 버리는 게 좋을 거예요.

 부              암.

 모              저 아버님 말씀이 나와서 하는 소린데요,

 부              응.

 모              요 며칠 전에 아버님께서 아주 심각해지시더라구요.

 부              심각해지시다니?

 모              당신 출근한 뒨데, 절 부르지 않으시겠어요?

 부              아니 왜?

 모              나두 의아해서 여쭤 봤죠. 아니 아버님, 무슨 일이 있으세요?

 할아           응, 거 저 다름이 아니구, 우리 집에서 쓰고 있는 보온병이 국산이냐? 외제냐?

 할머           원참, 국산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할아           정말 국산이야?

 모              네 국산이에요.

 할아           그래 품질은 어떠냐?

 모              글쎄요. 품질이 좋고 나쁘다기보다 별 불편 안 느끼고 있어요.

 할아           뜨거운 물 넣어 두면 식지 않고 그냥 있구?

 모              네 그럼요.

 할아           어느 정도냐? 하루 종일 있어도 그냥 있더냐?

 모              글쎄요. 그것 까지는...잘 모르겠어요.

 할아           모르겠어?

 모              네. 여태까진 그저 기껏해야 한나절 넣어 두었다가 부셔내고 다기 넣군 했으니까요.

 할머           흔히 그렇죠 뭐. 아 하루 이틀 동안 뜨거운 물을 넣어 놓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할아           으흠. 그렇게 자주 갈아 넣으니까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그런 얘기지?

 모              네.

 할머           아 그리구 얼마나 아껴요? 물병 하나라두...그러니 하나 사면 오래 쓸 밖에요.

 할아           모두 우리만 같으면 외제 보온병에 쌍심지 키고 덤빌 필요 없을 텐데...우리 국내 업자들 명맥도 유지 못하게 하구 외국 업자만 살찌게 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야.

 모              글쎄 이러시면서 언짢아 하시더라구요.

 부              으흠.

 모              그러시구선, 이런 말씀도 하시잖아요?

 부              아니 어떤?

 할아           전번 제1라디오의 "안녕하십니까" 시간에 보온병 얘기가 나왔는데 말야. 우리 나라 16개업체 중에서 2개 업체 만은 외국산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우수한 보온병을 만들고 있다는 게야.

 모              네...

 할아           겨우 2개 업체만 제대로 만들구 14개 업체는 제대로 못 만들다니 한심하구나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그만이겠지만 적어도 2개 업체만은 외제에 뒤지지 않는구나 그 업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자! 이런 마음을 가질 수는 없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모              네...

 할아           그리구, 보온병을 직접 만드는 업자도 직접 나와서 호소를 하는데 국산을 애용해 주십시오.  참고 써주시기만 한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꼭 외제를 능가하는 우수한 제품을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아 이러지를 않겠어? (한숨) 어쩐지 가슴이 뭉쿨허구 우리가 같은 국민으로서 너무 무심했구나 하는 이런 생각이 다 들더라니까.(FO)

 부              으흠.

 모              우린 그저 무심히 지나쳐버린 일을 아버님께선 그토록 가슴 아파하고 게세요.

 부              반성해야겠어. 그리구 명심해야지. 외제물품을 쓰는 건 자랑이 아니라 수치다! 외제 물품을 쓰는 것은 우수기업의 가동률을 저하시키구 뜻이 있는 기업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그리구 국민경제를 혼란시키는 일이다. 이런 사실을 말야.

 모              네.

 

 (M)             -

 ANN            -

 

                               KBS <즐거운 우리 집> 테입에서 채록 83/3./29 

 

 

    즐거운우리집 페이지로            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