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우리집  
 

 

 

 <즐거운 우리집> (87/7/6)

 

 

         「공자의 공직생활」 (성실한 마음으로)

 

 

                                                                             박서림 작 임영웅 연출    

 

 

 (M)            주제가

 ANN            -

 (M)            OUT

 (E)             대문 조용히 밀며,

 어머          안녕하세요? 할머니.

 여             (경이 엄마) 할머니 안녕하세요?

 할머          아이구 어서들 와요.

 어머,여      네.

 어머          근데 저...

 할모          어멈 자기 방에 있을 거야. 얘 손님 오셨다. 준이 엄마랑  경이 엄마.

 모             어머 그래요? 어서 올라오세요.

 어머,여      네.

 어머          실례합니다.

 모             들어오세요.

 여             어머 책을 읽고 계셨군요?

 모             네 좀 한가하길래..

 어머          아유 역시 다르시다. 시간을 내서 독서를 다하시구.

 모             호호 준이 엄마두.

 여             근데 어떤 책이세요?

 모             네? 네, 단편적인 상식이랄까요? 그런 걸 쉽게 풀이해 놓은 책이에요.

 어머          그래요?

 여             어떤 내용인데요? 방금 읽으신 게?

 모             공자님에 관한 얘기예요.

 어머,여      아 공자님 얘기요?

 모             네.

 어머          에헴 공자왈, 공자님 가라사대, 이런 내용요?

 모             그런 게 아니구요, 공자님의 경력에 관하여 간단하게 소개되어 있군요.

 어머          아 경력요?

 모             네.

 여             옛날 중국 춘추시대 노 나라에 태어나시구 노 나라를 일으키려다 뜻을 못 이루시자 고국을 떠나서 유세를 하셨으며 많은 제자들을 가르치신 분으로 4대 성인 중의 한 분이라는, 그런...

 어머          아유 놀래라. 어쩜 그렇게 척척이세요?

 여             척척이구 말구 이 정도는 누구나 상식적이죠 뭐.

 어머          아이 경이 엄마한텐 간단한 상식에 속할지 모르지만 저한테 이건 전문지식인데요.

 여             아이 왜 이러세요?

 어머          진짜 전 몰랐어요. 그저 공자 왈 맹자 왈이나 알았지.

 여             아이 참.

 모             호호. 사실은 공자님, 하면 유교를 펴신 분이고 우리 나라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신 성인이라는 정도나 알았지, 그 외에 그 분의 자세한 경력이나 인간성에 대해 자세히 아는 이가 많은 편이 아니잖아요?

 어머,여      네.

 모             근데 여기서 보니까 그분이 처음부터 각국을 두루 돌아다니며 유세를 하시구 내로라 하는 제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든 건 아니지 뭐예요?

 어머          아 그러니까...

 모             공자님도 어린 시절이 있고 젊은 시절이 있고, 고달팠던 때가 많았다 이거죠.

 어머,여      아 네.

 여             구체적으로 어떤..

 모             (미소) 어떻겠어요? 공자님께서도 젊었을 적에 미관말직에 있었던 일이 있었담 믿으시겠어요?

 어머          미관말직이라면?

 여             보잘것없는 말단의 자리말이죠?

 모             네.

 여             공자님께서도 미관말직에 계셨던 일이 있었단 말인가요?

 모             네.

 어머          믿어지지 않네요. 공자님께서 말단 사원, 아니 말단 공무원이었다니.

 모             근데 그게 엄연한 사실이더라구요.

 여             대체 어떤 자리였는데요?

 모             네 여기 보니까...

 어머          (갑자기) 잠깐요.

 모             네?

 어머          쉬, 우리한테 살짝 가르쳐 주세요.

 모             네?

 어머          공자님께서 어떤 말단 직을 맡았냐? 그걸 저만 알아 가지구요, 이이한테 써먹을 작정이니까요.

 여             (OFF) 아이참 아줌마두...

 어머          부탁이에요.

 모             (장난기 귀엣말로) 좋아요. 에헴 어떤 직업이었는고 하니요,

 어머          네.

 (M)            -

 아버          아니 뭐? 공자님께서 말단 직을?

 어머          네, 근데 당신  말단 직이라는 게 뭐였는지 나 알아요?

 아버          글쎄?

 어머          모르죠?

 아버          여보 알 리 있어?

 어머          사실은 이 어른이 회계를 맡기도 했구요,

 아버          회계를?

 어머          그리구 소와 양을 기르는 일을 맡았었다 이거예요,

 아버          와. 소나 양을? 기르는 일을?

 어머          네.

 준이          엄마, 그럼 축산을 했다는 거예요?

 어머          그래.

 아버          당신 거 정말이야?

 어머          아이 참 어느 분의 얘긴데 감히 거짓말을 하겠수?

 아버          야, 진짜 회계도 맡아 보시구 소와 양을 기르기도 하셨다.

 어머          그러니 어때요?

 아버          뭐가?

 어머          당신 이 얘기 듣구 뭔가 느끼는 바 없어요?

 아버          뭐? 느끼는 바?

 어머          공자님께선 젊어서 미관말직에 계셨지만 끊임없이 공부를 하고 수양을 쌓아서 마침내는 여러 나라 군주들이 그분을 초청하고 받들어 모셨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제자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었어요.

 아버          근데 당신은 뭐냐?

 어머          그렇죠.

 아버          출발은 공자님이나 당신이나 똑같이 말단직원으로부터 시작했건만 한 분은 성인까지 되셨는데 당신은 벌써 지쳐 버리고 시간이 남으면 술이나 마시고 박력없이 살고 있으니 그래서야 쓰겠느냐?

 어머          아시는구려.

 아버          좋아, 네 비록 공자님처럼 성인은 못될망정 아주 성실하며 내 맡은 바 일을 다하며 나아가 스스로를 계발해서 유능하고 인격 높은 간부사원 아니 남이 우러러보는 경영인이 되어 보일 테야. 어때 이러면 되겠지?

 어머          경영인까지 바라지 않는다구요. 유능한 부장님 어떠우?

 아빠          아냐. 이사 까지는 될 거라구. 그럼 당신은 이사님 사모님, 싫지 않지?

 어머          당신두.

 모두          (웃는다)

 (M)            -

 상희네       (잔잔히 웃고)

 부             뜻밖인데, 안식구들이 공자님을 다 화제에 올리구?

 고모          독서는 얼마든지 옛 어른들과도 벗할 수있다는 게 바로 이득 아녜요?

 상희          할아버지. 진짜 공자님께서 회계도 맡아 보시구 소랑 양이랑 기르셨나요?

 할아          그래,   보면 그런 기록이 있어요.

 할머          그 어른이 그런 일을 제대로 해냈을까 어쩐지 믿어지지 않아요.

 모두          (웃는다)

 할아          근데 그 어른은 틀림없이 그 일을 잘 해내셨어요.

 할머          증거가 있어요?

 할아          증거가 있지.

 할머          정말 있어요?

 할아          아 있다니까.

 모두          (킬킬)

 할아          그 어른이 회계를 맡았을 적에는 오로지 회계 일에만 온정성을 다하여 열심히 계산을 하셨으므로 숫자 하나 틀리는 일이 없었구, 그 어른이 소나 양을 기르실 때에는 딴 잡념없이 오로지 소와 양을 자기 자식이나 되는 것처럼 정성 들여 길렀으므로 소와 양이 살이 쪘다는 거예요.

 모두          네.

 부             요는 묵묵히 자기 맡은 직분에 충실했다는 ...

 할아          그래요. 그분은 나라를 위해 군주를 돕는 아주 중요한 일을 맡았을 적에는 그야말로 천리를 깨우치시고 덕있는 정치를 역설하셨지만 일단 미관말직에 있을 적에는 그런데 일절 관여 않고 오로지 자기 맡은 임무에 충실하셨으니까.

 고모          에이 그것 좀 오늘의 현실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할아          아무리 말단이나 일반 서민일지라도  하고싶은 말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고모          그렇잖아요? 언론의 자윤데.

 할아          물론 그렇지. 허나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행정은 행정당국에 맡기구 경제는 기업인에게 믿고 맡겨서 자기는 자기 일에 충실해야 한다는 뜻에서는 수긍할 수도 있지 않겠어?

 부             네 정말 지금 온 나라는 대타협의 부위기에 싸여 모두가 웃는 낯으로 가슴이 벅찰 지경인데요, 이런 때일수록 너무 들뜰 것도 아니고 자기 영역을 넘어 남의 영역을 너무 간섭하면 다시 혼란이 오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어요?

 할아          내 말이 바로 그 말이야. 지금 우린 바로 열흘전의 우리가 아니잖아. 온 세계가 경이의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데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가 뭐겠어? 서로 이해하고 어지간하면 양보하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될 게 아니겠어?

 할머          너무 여러 말 하지 않으시는 게 낫지 않겠어요? 어련히들 알아서 처신할라구요

 할아          어이구 그러고 보니 내가 그만 늙은이 주책으로다 잔소리가 많았는걸...

 고모          아버지두.

 모두          (웃는다)

 (M)            -

 ANN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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