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부인   재치부인 

 

        「그대 코 고는 소리」


                                                                               
朴 西 林

 

 재치씨가 퇴근을 해서 수박 한 쪽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재치 부인, 옆에서 그를 지켜보며 실실 웃고 있다.


 「아니 여보, 왜 그래,왜 실실 웃고 있는 거야 ? 」
 「호호호.」
 「여보, 내 얼굴에 뭐 묻기라도 했다는 거야? 」
 「당신은 그래도 용하지 뭐예요? 」
 「용하다니 뭐가?」
 「당신은 아직 젊은가 봐요, 옆집 옥의 아빠에 비하면요. 」
 「뭐야! 옆집 아차에 비하면? 아니 아차가 그새 노망(치매)이라도

    했다는 거야? 」
 「아무리 노망이야 했겠수? 」
 「아니 그럼!」
 「아까 옥희 엄마가 와서 한탄을 하시더라구요.」
 
 아차부인이 찾아온 것은 막 설거지를 끝냈을 무렵이었다.
 

 「아유 참 지겨워, 이 일을 어쩌면 좋죠? 」
 「뭘 가지고 그러세요?」
 「이이가 점점 매력없는 짓만 골라서 하니 어쩌면 좋으냐구요.」
 「아이참 옥희 엄마두, 매력없는 짓이라뇨?」
 「그것도 일종의 노쇠 현상일 거라구요.」
 「네에?」
 「바우 엄마니까 허물없이 얘기하겠는데요, 이이가 아무튼 술만

    약간 마시고 들어오면은 아유  기가 막혀!」
 「잔주 늘어놓으시는 거로군요?」
 「잔주 늘어놓는 거야 이미 졸업했으니까 참을 수가 있다구요.」
 「아니 그럼?」
 「아유, 드렁드렁 코 고는 소리..... 」
 「어머나 코를 고시는군요!」
 「말두 못해요,말두! 」

 「그치만 얼마나 고단하심 코를 다 고시겠어요?」
 「고단하다고 다 코를 고나요? 바우 아빠께선 코를 안 곤다고

    그러지 않으셨어요.」
 「네, 우리 그인 코만은 안 골아요.」
 「것 보세요. 이인 아주 고질이에요, 고질!」
 「그렇게 심하게 고세요?」
 「말도 마세요, 안면방해라니까요!」
 「베개를 잘 고쳐 드려 보지 그러셨어요? 」
 「그런 정도의 처방으론 어림 없다구요. 」
 「저를 어째요?」
 「코를 고는 데까진 좋다고 하자구요. 코를 골았음 미안하다, 앞으론

    안 골도록 노력해 보겠다, 이렇게 나옴 신경질이나 안나죠! 」
 「아니 그럼!」
 「내가 언제 골았느냐, 공연한 걸 가지고 트집 잡고 신결질 부리는

    구나, 자기도 자면 될 것이지 왜 안 자고 남 코 고는 소리나 듣고

    트집을 잡고 이러느냐, 글쎄 이런 식으로 나오잖아요!」
 「호호호.」
 「웃으시는군요, 남은 속이 상해 죽겠는데!」
 「그건 옥희 아빠께서 너무하셨네요. 미안하다는 말씀 한마디쯤

    하실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니 그이 ,그 고약한 버릇을 ㄱ칠 무슨 묘책이 없을까요? 」
 「옥희 아빠께선 자기가 코 고는 소리가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시는 모양이죠? 」
 「그런 모양이에요.」
 「그럼 그걸 실지로 증명해 보이시면 되지 않겠어요? 」
 「실지로 증명을 해요?」
 「네, 코 고는 소리를 녹음해서 들려 드린다든가....」
 「앗, 녹음해서 들려준다! 코 고는 소리를요? 」
 「네, 그럼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반성하실 게 아니겠어요?」
 「아유 내가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아유 고마워요, 재치부인!」

 

 바로 그날 밤이었다. 마침 아차씨는 적당히 취해서 들어왔다. 아차부인은 녹음기 겸용 라디오를 머리맡에 비치하고 남편이 잠들기만은 기다린다. 남편은 신기하게도 바로 잠이 들었다.


 「히히, 됐어! 이이가 곧 코를 골겠지!」

 

 밤은 깊어 갔다. 그런데 웬걸,

 

 「으응? 이이가 오늘 따라?」

 

 눈을 지긋이 감고 반듯한 자세로 잠이 든 아차씨는 코를 골기는커녕 숨소리가 조용하기만 하다.
 그러나 아차부인, 서둘 것이 없었다.

 

 「흥, 제 버릇 어디 갈라구! 좀 있음 코를 골고야 말 걸?」


 꾸준히 기다렸다. 그러나 시간은 흘러 괘종이 한 점을 쳤다.


 「으응? 이게 웬 일이람! 아이 참 기가 막혀! 하던 짓도 멍석 깔아

    놓으면 안한다더니... 」


  코 골기를 기다리던 아차부인은 자신이 졸립기 시작했다.

 

 「아유 졸려, 할 수없지. 오늘은 기권하구 내일 밤에 녹음하기로 하자!

    그래 오늘만 날은 아니니까!」
 

하고 잠을 청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드릉,드르렁! 드릉,드르렁!」

 

 아차씨는 잠결에 요란한 소리를 들었다.

 

 「아니, 이 이게 무슨 소리야? 」

 

 눈을 떠 보니 옆에서 아차부인이 요란스레 코를 골고 있지 않은가?

 

 「아니이 사람이 얼마나 고되면 이렇게 코를 골고 있다지?」

 

 이때 아차씨, 아내가 자기 코 고는 것을 못 마땅해 하던 일이 떠올랐다.

 

 「흥, 꼴 좋다. 이러구서 날 보고 코를 곤다고 면박을 줬겠다 ?」

 

 주위를 살펴 보니 마침 녹음기까지 머리맡에 놓여 있질 않은가!

 

 「옳다쿠나! 역습의 기회다.」

 

 아차씨는 녹음기의 버튼을 눌렀다. 그런 줄은 꿈에도 모르는 아차부인은 계속 코를 골아대는 것이다

 

 「드르 드르렁, 드릉 드르렁!」
 「흥! 신나는군! 녹음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으응! 아이 왜이래요, 조금만 더  깎아 주세용! 아이 참 깍쟁이!」
 「어럽쇼, 한 술 더 떠서 잠꼬대까지...」
 「아이 좀 깎아 주세용, 너무 비싸단 말예요. 해해 최고야 아저씨

    해해해!」
 「잘 논다 잘 놀아!」
 「드르렁, 드르 드르렁!」
 「얼씨구!」

 

 이튿날 아침.
 아차부인, 밥상을 들여놓고 남편을 재촉한다.
 그러자 아차씨 녹음기부터 잡았다.

 

 「응, 잠깐 나 이것 좀 틀어 보고!」

 

 하고는 녹음기 버튼을 누르니,

 

 __ 드르 드렁,드르 드르렁!

 「어머,여보 이게 무슨 소리유?」
 「응! 잠자코 들어 보라구요,」
 __ 으응...! 아이 왜 이래요?, 조금만 더 갂아 주세용! 아이 참 깍쟁이!
 「에그머니 그러고 보니 이건 .....」
 __ 아이 좀  깎아 주세용. 너무 비싸단 말예요. 해해, 최고야 아저씨

    해해해!
 

듣고 보니 이건 분명 아차부인,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가!
 리어카 장사와 더 잘라 거니 밑진다 거니 옥신각신하던 생각도 난다.

 

 「아이, 몰라요, 몰아요, 당신 녹음했구려! 녹음했구려! 아유

    심술쟁이! 몰라요,몰라요! 」         
 「하하하.」

 

 갈 데없는 천생연분이었다.
 잠꼬대, 코 고는 것도 부창부수(夫昌婦隨)하고 있으니.....

 

                                <박서림 방송꽁트집,아차부인.재치부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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