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부인   재치부인  

 

 


    
「월급을 타 가지고」

 

 

 월급날,
 아차씨 어쩐 일로 월급을 타 가지고 멍하니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고사리씨,


 「아니 과장님 뭘 그렇게 멍하니 지켜보고 게십니까?」

 「응? 응...」

 「아, 알겠습니다. 하늘을 보고 게시군요. 야, 그러고 보니  저 푸른 하늘!드디어 여름은 가고 그새 가을...세월 한번 빠르군요!」

 「그래도 자넨 순수하고 착하이...」

 「아니 그럼 과장님께선 사악하고 불순하단 말씀입니까?」

 「사실 난 지금 얄미운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

 「네에?」

 「사실은 말야...」

 

 월급의 일부를 슬쩍 이른바 삥땅을 할 생각을 했다는 것이었다.


 「에이 지금 그런 짓 하는 사람 어디 있습니까? 구시대적입니다.」

 「하지만 남자는 호주머니에 돈이 들어야 든든하다는 것은 고금의 진리야! 」

 「잘해 보십쇼. 부작용이나 안 일어나기를 빌겠습이다. 」

 「아니 이 친구. 탄로나기를 바라기라도하는 말투 아냐!」

 「과장님두... 」

 

이래서 월급의 일부를 때어 재치씨에게 맡기면서 한마디,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흡사 여름날 오이서리를 나설 때처럼...」

 

 한편 이 무렵 재치부인이 아차부인을 찾아가 보니 마침 족자 하나를

정성스리 벽에다 걸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 이게 무슨 족자예요? 」

 「네. 일전에 바우 할아버지께서 일필휘지로 써 주신 거예요. 그걸 말아 두었었는데 여기 이렇게 걸어 두면 교훈이 될 것 같아서요.」

 

 하면서 걸어 놓은 것을 보니, 내용은 다음과 같은 공자님의 말씀이었다.
 

    견리사의(見利思義) 이득을 보면 도의를 생각하고

    견위수명(見危授命) 위태로움을 보면 생명을 바칠 줄 알며.

    구요불망 평생지언(久要不忘 平生之言) 오랜 약속일지라도 전날의 자기의 말을 잊지 않고 실천한다면,

    역가이 위성인의 (亦可以 爲成人矣) 또한 완전한 유덕자가 되리라!

    (논어 헌문편(憲問篇))

    

이런 줄은 꿈에도 모르고 아차씨, 시침이를 떼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니 아차부인, 족자를 가리키며,

 

 「여보, 어때요? 근사하죠? 이게 무슨 뜻인지 당신 알아요? 」

 「그럼 여보! 이거 어르신께서 써주신 거잖아. 」

 「설명해 보시구려!」

 「응, 견...리 사의...이, 이득을... 보면 ...도의를 생각하고 ..」

 

 해석하고 있던 아차씨,    

 

 「여보! 당신 무섭다! 」

 「?」

 「어쩌면 족집게 같이 내 속을 알아차리고 이걸 내 걸었다지?」

 

 하고는,

 

 「그래! 지금이 어느 때냐? 사사로운 이익에 눈이 어두울 때가 아니다 이거야!, 나라에 위기가 닥치면 목숨이라도 바쳐야 할 때다 이거지! 근데 난 뭐냐? 치사하게 월급 따위에  손을 대? 내 일지기 당신과 월급 봉투 축내지 않겠다고 단단이 약속했거늘....!」

 

그 길로 재치씨를  찾아가 돌려 받은 돈을 고스란히 아내에게 바치니,

그 때까지도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있던 아차부인,  

그제 사 사정을 알고 환성을 질렀다.

 

 「아유 공자님 고맙습니다. 공자님 하신 말씀이 먼 후대에 이렇게 효과를 미칠 줄 미처 몰랐사와요. 호호호.」

 

                                        TBC <아차부인. 재치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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