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부인   재치부인  

 

 

 
  「아부하다 망신」

 

 

                                                          박서림 작 정유일 연출

 

 

 

 나오는 사람들

 

아차

재치

아차부인

재치부인

바우

친구(재치의)

해설

 

 

 (M)     주제곡

 아나     -

 (M)      OUT

 (E)      전화벨

 

 바우    전화 제가 받을게요.

 재부    아니다 내가 받으마.

 

 (E)      수화기 들고

 

 재부    여보세요? 네, 그렇습니다. 아 네...잠깐만 기다리세요. 여보 전화 받으세요.

 재       (오며) 나한테? 온 전화야?

 재부    네.

 재       아 여보세요. 정화 바꿨습니다.

 친구    (필터) 재친가? 날세. 정석이.

 재       오, 정석이!

 친구    하하 잘 있었나?

 재       응. 나 잘있었어. 근데 자넨?

 친구    응.그럭저럭 지내고 있지. 자네 오늘 만날 수 있겠나?

 재       좋지. 그러잖아  그 동안 만나지 못해서 궁금했던 참인데...

 친구    그럼 퇴근해서 만나세.

 재       좋아.

 친구    음...어디서 만나는 고하니 말야.

 재       응. 그래 알아, 알고 있어. 그 근방을  자주 들르니까. 여섯시 반? 알았어. 으 응. 틀림없이 나갈 테니까. 이따 만나세!

 

 (E)            수화가 놓는다.

 

 재부    친구 분이세요?

 재       동창.

 재부    오 그럼 오늘 좀 늦겠군요?

 재       아무래도 좀 늦을 것 같은 데...

 

 (M)      -

 

 해설    그런데 그 날밤.

 

 (E)      대문 밀며,

 

 재       아차 있나?

 아부    어서 오세요 바우 아빠.

 재       네 이 친구 들어왔어요?

 아부    네, 아까 아까 들어왔어요. 여보?

 아       (오며) 아니 어쩐 일이야?

 재       하하 자네 못 잊어서 찾아왔지.

 아       뭐라구?

 재       내 밖에서 술을 마시다가 자네 혼자 맹숭맹숭해서 앉아 있을까 봐 일부러 일찍 들어왔다구.

 아       (웃음지으며) 뭐가 어째?

 재       건 농담이구, 좀 일찍 들어 왔길래 들렀어.

 아부    아이 저 어서 올라 오세요.

 재       네 그럼 잠깐...

 해설    방에 들어오자 아차씨,

 아       아니 왜 듣자니 친구하고 약속이 있다더니 일찍 들어왔어?

 재       응. 약간 마시구 곧 헤어졌어.

 아       술 못 먹는 친구 아냐? 그 친구?

 재       아니구, 오늘도 갑자기 일이 생겨서 후일 다시 만나기로 했지.

 아       바쁜 사람인 모양이군.

 재       그럼 요직을 맡고 있더라구.

 아       그래?

 재       허허 근데 그 친구가 오늘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아주 흥미있는 얘기가 숨겨져 있지 뭐야.

 아       흥미있는 얘기가 숨어 있더라?

 재       응,

 아       무슨 얘긴데?

 재       하하, 이 친구가 신입사원 시절, 아니 결혼한 후니까 새파란 신입사원은 아니었구, 아무튼 말단에 있을 적엔 약간 약삭빨랐거든.

 아       응. 근데 지금은?

 재       지금은 오래간만에 만나 보니까 아주 강직하고 중후한 인상을 주더라구요.

 아       허긴 뭐 그러지 않고서 야 요직을 맡을 수는 없었겠지.

 재       강직하고 중후해진 동기라는 게 걸작이더라구.

 아       걸작이라니?

 재       그 때 마침 새로 부임해오는 간부가 있었더라나?

 아       그래서?

 재       약삭 바른 이 친구, 그 즉시 부인을 시켜서 그 집을 방문케 한 거야.

 아       으흠, 얄밉다. 그러니까 사모님을 찾아 뵙게 했더라 그런 얘기지?

 재       그렇지.

 아       그래서 사모님에게 선물을 앵겨주며, 아무개 아무개의 처 올씨다. 질 부탁합니다. 이랬다 이거지?

 재       하하 근데 사모님을 출타 중이더라 그런 얘기야.

 아       싱거워지는군.그럼 그냥 돌아왔다?

 재       그게 아냐.

 아       사모님이 나가셨다며?

 재       사모님 대신 노 할머니께서 계시더라 그런 얘기야.

 아       아하, 노 할머니 그러니까 간부의 자당님!

 재       그렇지.

 아       그래서.

 재       옳다 됐다. 오히려 사모님 보다 나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이거야.

 아       어 허, 그래서?

 재       이것 저것 정보를 캐기 시작한 거냐.

 아       정보를!

 재       그렇지. 아드님의 취미는 무엇이며, 음식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시는지,

 아       음.

 재       색깔은 어떤 것을 좋아하시며 옷은 어떤 경향의 것을 좋아하시는지 등등등등...

 아       옳거니  어머님이시니까 아드님에 대해서 누구보다 자세히 알고 계셨겠구만?

 재       그렇지.

 아       그래서 그 노 할머니께서 대답을 해주시더라는 거야?

 재       대답하다 뿐이야? 취미가 뭐고 성미가 어떻고 어떤 음식을 어떻게 좋아하는지 그야말로 묻지 않는 일까지 소상하게 가르쳐 주시더라는 거야.

 아       햐, 그 친구의 부인이 쾌재를 불렀겠군?

 재       부를 뿐이겠나? 부인으로부터 그 얘기를 들은 그친구두 그야말로 희희낙락이었다는 거야.

 아       신임을 얻는 것도 떼 놓은 당상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겠구만.

 재       그렇지.

 아       그래서 그 다음엔?

 재       다음날부터 이 친구는 미리 얻어 놓은 정보에 따라서 척척 비위를 맞출 작정이었지.

 아       척척 맞을 것이 아니겠나? 노 할머니로부터 미리 정보를 얻어 놓았으니 말야.

 재       그런데 웬걸!

 아       뭐? 그런데 웬걸?

 재       이럴 수가 있어?

 아       뭐가 어쨌다는 거야?

 재       때마침 간부와 식사할 기회가 생겨서 자신 만만하게 식당으로 모시는데,

 아       좋아할 음식을 시켰겠구만.

 재       그렇지! 노 할머니 말씀이 (흉내) 음식은 그 애가 보신탕이라면 사족을 못써요. 분명히 이렇게 말씀하셨다는 거야.

 아       그럼 보신탕집으로 모셨다.

 재       그렇지.

 아       그래서, 간부는 좋아하셨다는 거야?

 재       좋아할 줄 알았는데 웬걸!

 아       어쨌다는 거야?

 재       낯을 잔뜩 찌푸리더니 하시는 말씀이,

 아       어쨌다는 거야!

 재       (흉내)여 여 여보게!  미안허이. 이것만은 용서허게.

 아       아이 뭐 어째?

 재       내 딴 음식만은 사양 않고 먹지만은 이것만은 절대로 못 먹네!

 아       아니게 그게 무슨 소리야? 노 할머니께선 보신탕이라면 사족을 못쓴다고 그랬다는데?

 재       그뿐이 아니었다는 거야.

 아       그뿐이 아니었다니.

 재       이 친구가 비위를 맞추려고 이리 애쓰고 저리 애쓰건만 그 때마다 간부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아주 불쾌하게 여기더라 그런 얘기야!

 아       아니 어째 그랬을까?

 재       하도 의아해서 이 친구가 부인에게 다그친 거야. 여보 당신 뭐가 그래! 무슨 정보수집이 그래! 부장님이 좋아하시기는커녕 오히려 불쾌하게 여기시잖아. 사사건건!

 아       그랬더니?

 재       그랬더니 그럴 리가 있느냐면서 다시 확인하러 갔다는 거야.

 아       그러니까 노 할머니한테?

 재       그렇지.

 아       허 허- 그랬더니.

 재       그랬더니 글쎄. 히히히히.

 아       아 어쨌다는 거야?

 재       노 할머니 말씀이,

 아       응.

 재       (흉내) 왜? 보신탕 좋아하지 않아? 호호호. 그럴 테지 좋아하기는커녕 보신탕 얘기만 들어도 길길이 뛰는 성민 걸 호호호.

 아       저런! 허허허.

 재       그러시면서 정색으로 핀잔을 놓으시더라는 거야.

 아       뭐라구?

 재       (흉내) 이봐요. 젊은 사람들이 이게 무슨 따위야! 응? 당당하게, 떳떳하게 실력으로 겨룰 생각은 않고 뒷구멍으로 알랑거릴 생각을 하다니! 내 그 소행이 마땅치 않아서 일부러 싫어하는 것을 좋아한다구 반대로 말해 준거야! 이제라도 반성을 허구 떳떳하구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해요! 알았지?

 아       야!

 재       하하하, 이 친구가 그 일이 있은 후로 깊게 깨달은 바 있어서 착실하고 양심적으로 살아왔고 그 덕분에 오늘이 있었다고 그러지를 않겠어?

 아       거 흥미있는 얘기라기보다 뭔가 느끼는 바가 있는 얘긴데! 안 그래 여보?

 아부    호호 그런데요, 저도 앞으론, 늙으면 우리 사위 찾아온 사람한테 그런 식으로 대할까 봐요.

 아       뭐라구?

 아부    호호호, 그런 사위 아님 안 둔다구요.

 아       꿈 한번 크군, 꿈 한번 커!

 아부    그럼은요. 호호호.

 아.재   하하하.

 

 (M)      FIN.

 

 해설           -

 

                                                    KBS <아차부인.재치부인>

                                                      테입에서 채록 8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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