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부인   재치부인  

 

 

        「술꾼의 눈에는 무엇이 보일까요? 」

 

 

 재치씨가 퇴근하는 길에 슈퍼에 들러 저녁 반찬거리를 사 왔다.

 재치부인은 미안해 했지만 재치씨는 슈퍼에는 자기 말고도 쇼핑하는 남자가 의외로 많더라면서, 앞으로도 그런 심부름쯤 얼마든지 해주마 고 큰 소리를 친다. 그러나 재치부인,

 

 「아유, 사양하겠어요. 장 보는 즐거움, 돈 쓰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데요.」

 「당신은 그저 돈이나 많이 벌어와라?」

 「호호 네.」

 

 샘 많은 아차부인 이 소식 듣고 가만이 있을 리가 없다.

 이튿날 아침 출근 하려는데,

 

 「여보, 이거 받으세요.」

 「아니 이거 돈 아냐?」

 「5천 원예요.」

 「여보! 고마워 이렇게 듬뿍 주다니? 」

 「무슨 돈인 줄 알고 이래요? 」

 「무슨 돈이긴. 가용돈으로 주는 거 아냐?」

 「좋아 하시네! 오늘 퇴근하는 길에 슈퍼에 들러서 쇼핑 좀 해오라는 돈이라구요! 」

 「뭐? 날보고 쇼핑? 」

 「네, 옆집 바우 아빤 알뜰하게 반찬거리를 사오셨더라구요.」

 「야 드디어 남편을 시장에까지 내모는구나!」

 

 그런데 이 날 저녁 때 쇼핑하고 돌아온 것을 살펴 본 아차부인,

 

 「아유 정말 속 상해! 누가 이런걸 사오라고 그랬어요? 당신! 」

 

 쫓겨나다시피 투덜대며 재치씨를 찾아온 아차씨,

 

 「슈퍼에 들어가 보니 눈에 번쩍 띄는 게 있지 않겠나? 」

 「뭔데? 」

 「술, 그리고 골뱅이....」

 「뭐?」

 「그리고 입구 쪽을 보니 시선에 일대 충격을 가하는 물건이 있지 뭔가?」

 「그게 뭐였는데?」

 「즉석 매운탕!」

 「뭐어?」

 「그걸 불 위에다 올려 놓기만 하면 즉석에서 바글바글 끓게 되어 있다 이거야. 그런 게  다 있데 그래!」

 「얼만데?」

 「2천 원.」

 「2천 원! 그래 그걸 샀어?」

 「사지 그럼. 그런 걸 그냥 지나칠 술꾼이 어디 있겠나?」

 「잘한다. 살림 잘해! 하하하. 」

 

                                    TBC <아차부인 재치부인>에서 채록 80.8    

     
   
    아차부인재치부인 페이지로            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