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부인   재치부인  


   


 「뻐드렁니 미스 코리아는 없다」


                                            

 바로 「이(齒)의 날」하루 전의 일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옥희는 희희낙락이었다

 

 「엄마 엄마, 나, 상 타게 됐어요. 상! 」

 「아니 뭐어? 상?」

 「네 상 타게 됐어요. 엄마!」

 「아니 얘, 학기말 학년말도 아닌데 난데없이 무슨 상을 탄다는 얘기니? 」

 「건치상 요, 건치상!」

 「뭐? 건치상?」

 「네, 이가 가지런히 나구, 충치가 없는 사람에게 주는 상요!」

 「아이구 얘, 그런 상이 다 있단 말이니?」

 「네, 내일이 이의 날이거든요, 이의 날에 상을 준대요! 」

 「아유 얘, 그건  불행 중 다행이로구나. 우등상이고 개근상이고 타 본 역사가 없는 네가 그런 상을 타게 되었다니? 」

 

 이 얘기를 전해 들은 아차씨.

 

 「그래? 우리 옥희가 건치상을 타게 되었단 말야? 」

 「네, 얼마나 다행한 일이우?」

 「으흠! 그게 다 아빠의 덕인 줄이나 알아라!」

 「뭐예요? 아빠의 덕요?」

 「그럼!」

 「당신의 덕만 있구 엄마의 덕은 없다는 얘기예요? 」

 「그야 물론 당신이 옥희에게 튼튼한 이를 물려 주었다든가, 단 것을 지나치게 안 먹였다든가, 그런 공로가 없지 않아 있겠지. 허나... 」

 「허나 뭐예요? 」

 「옥희의 이가 그야말로 옥처럼 곱고 가지런한 건 전적으로 내 덕이라구. 」

 「아니,  왜 전적으로 당신 덕이냐니까요?」

 「당신 잊었어? 옥희 어렸을 때 그렇게도 안 가겠다고 울며 떼를 쓰는 옥희를 내가 멋있게 설득을 해서 제 발로 걸어 들어가게 한 사실? 」

 「아 그 일요? 」

 「이제 생각나?」

 「호호, 네, 생각나요.」

 「당신도 인정하지?」

 「흥! 생색 깨나 내는구려.」

 

 옥희가 1학년 때던가? 2학년 때던가?

 

 「싫어, 싫어이! 안 갈래, 안 갈  테야! 」

 「안 가다니? 가야지! 안 가다니 무슨 소리니? 」

 「아프단 말야. 아프단 말야! 싫어 싫어 싫어! 」

 「아프긴 뭐가 아퍼. 아프긴 뭐가 아프니? 하나도 안 아프단 말야! 」

 「에이 안 아프긴 왜 안 아퍼! 난 안 갈래 안 갈래이!」

 

 이 하나를 빼려고 아차부인이 옥희를 데리고 나왔으나 끝끝내 울며

 떼 쓰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 그래 속상한 나머지,

 

 「으이그, 속상해! 나도 모르겠어요. 여보 당신 그렇게 뻗대고 서 있지 말고 어떻게 좀 해 봐요. 」

 「내가?」

 「네, 당신은 옥희 아빠 아뉴? 이런 일은 당신이  할 수도 있잖아요, 옥흰 아빠 말 잘 듣는데....」

 「여보, 딴 일 같음 모르겠는데 병원에 데리고 가는 일만은 당신이 좀.... 」

 「뭐에요? 」

 「병원 무서워 하는 건 옥희보다 내가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지! 」

 「이그, 듣기 싫어요 ! 무슨 사람이 그래요? 」

 「아, 알았어. 데리고 가면 될 거 아냐! 」
 

 할 수없이 아차씨, 옥희를 데리고 치과에 가긴 가야겠는데,

 어떻게 설득해서 데리고 가야할지 난감하다.

 이 때 마침 재치씨가 나타났으므로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재치씨,

 

 「이런! 애 하나 설득 못하고 쩔쩔 매고 앉았어? 」

 「무슨 좋은 수라도 있나? 」

 「그럼 이 친구야! 내 바우 이 빼러  갔었는데 간단하게 따라 나서던데 뭘 그래. 」

 「아니 어떻게 했는데?」

 「우선 애들한테 거짓말을 말아야 해! 」

 「거짓말을 말아라!」

 「흔히 치과에 데리고 가면서 안 아프다, 하나도 안 아프니까 안심하고 가자 이러는데 안 아프긴 왜 안 아파?  아프지!」

 「그 치만 이 친구야, 아파도 안 아프다고 해야 속고 들어가지! 」

 「허나 치과 가서 이 빼는 데 아프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거야! 」

 「딴은..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얘기야? 」

 「내가 바우 데리고 갈 때 이랬다구.」

 「아니 어떻게?」

 「바우야. 치과에 가서 이를 빼자면 아프긴 아프다! 」

 「옳거니, 치과에 가서 이를 빼자면 아프긴 아프다!」

 「허나.」

 「허나.」

 「넌 남자야!」

 「넌 남자야!」

 「남자가 돼 가지고,이 하나를 빼는데 꾹 참고 빼지 못하고 꽁무니를 뺀대서야 어디 남자라고 할 수 있겠니? 」

 「옳거니! 남자가 돼 가지고 이 하나를 빼는데 꾹 참고 빼지 못하고 꽁무니를 뺀대서야 어디 남자라고 할 수 있겠니? 」

 「그래 가지고 어떻게 나폴레옹이나 링컨 대통령이나 우리 이순신 장군 같은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겠니? 」

 「그래 가지고 어떻게 나폴레옹이나 링컨 대통령이나 우리 이순신 장군 같은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겠니?」

 「하하, 이랬더니 내가 끌고 가지도 않는데 제발로 들어 가선, 선생님 저 어서 빼 주세요. 이러더라 이거야!」

 「으흠, 그럴 듯해, 고마우이, 좋은 방법을 가르쳐 줘서! 」

 

 그 길로 아차씨, 옥희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방금 재치씨가 말해 준

 요령을 그대로 적용할 참이었다.

 

 「옥희야? 」

 「네?」

 「나 거짓말은 안 한다! 치과에 가서 이를 빼자면 아프겠지? 」

 「네」

 「허나 옥희야.」

 「네?」

 「넌 남자야!」

 「에이 내가 왜 남자예요?」

 「어이쿠 참 넌 여자였지?」

 

 당장 차질이 나 버리는데 한순간 당황했으나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다시 하지. 얘, 옥희야? 」

 「네?」

 「넌 여자야!」

 「네.」

 「여자로 태어나서, 이 하나를 빼는데 아프다고 울고 불고 한대서야 말이나 돼? 」

 「에이 여자니까 울죠!」

 

 다시 잠시 당황했으나,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옥희야. 」

 「왜 그러세요?」

 「내 너한테 묻겠는데, 미스 코리아 있지? 미스 코리아. 」

 「네 있어요.」

 「너 미스 코리아 중에 뻐드렁이 난 미스코리아 본 적 있니?」

 「........」

 「본 적 있어? 없어! 」

 「없어요.」

 「없지?」

 「네 없어요.」

 「너 지금 아프다고 이 안 빼면 뻐드렁이가 돼! 그래도 좋아? 그래도 좋다면 치과 안 가도 좋다! 」

 

 그러자 옥희, 그 어린 것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했는지,

 

 「아빠! 가요. 치과에 가요!」

 「가련?」

 「네, 아파도 참을래요. 빨리빨리 가요!」

 「그래, 가자꾸나, 우리 옥희 최고다 히히히! 」
 

 그런 옥희가 이제 벌써 여중생. 그야말로 명모호치(明眸皓齒),맑은 눈

 하얀 이를 과시하고 있으니, 아차씨, 마음 속으로 이러다 내가

 미스 코리아의 아버지가 되는 거 아냐? 하고 꿈에 부플 만도 하지 않는가?

 

                                   <박서림 방송꽁트집 아차부인. 재치부인>   
        

                                        (끝)   

    
                                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