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부인   재치부인  

   

        [딸꾹질 소동]


                                                                                
朴 西 林

 

  누구나 한 번쯤은 어렸을 때(어른일 경우도 있지만)딸꾹질이 나서 애먹은 경험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 방의 딸꾹질 소동 얘기를 읽으면서 자기의 경험과 비교해 보는 것도 추억거리가 될듯 싶다.

 

 「옥희 누나 있어?」
 「바우니? 왜?」
 「응, 옥희 누나 일기 쓰고 있지?」
 「왜, 내 일기 읽고 싶어졌니?」
 「에이, 누가 남의 일기를 읽어.」
 「근데 왜?」
 「나, 며칠 못 썼는데 날씨를 알 수 있어야지!」
 「응, 날씨를 알아보고 싶단 말이지?」
 「부탁해! 일기는 적당히 꾸며서 쓸 수 있지만 날씨만은 속일 수가

    없잖어!」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응.」
 
 옥희가 일기장을 가지러 갔을 때부터 일은 조그맣게 시작되었다.
 

 「딸꾹! 어?」
 

 그러나 별것 있을라구?
 옥희가 일기장을 가지고 나왔다.
 

 「자 말해 봐, 며칠부터 안 썼니?」
 「응,그러니까 4일부터, 딸꾹!」
 「으응? 너 왜 그러니?」
 「아무 것도 아냐, 4일은 흐렸나? 개였나? 딸꾹!」
 「으응? 너 딸꾹질 하는구나?」
 「응,그런가본네?」
 「호호 우습다 얘, 어린애처럼 딸꾹지를 다하구?.」
 「에이,딸꾹질은 어린애만,딸꾹!」
 「하하, 웃긴다!」
 「웃지 마, 어쩌다 그럴 수도 있지. 딸꾹!딸꾹!」
 「아니 너 조금 심하게 나온다.」
 「응?응, 딸꾹!」
 
 이때 아차부인이 부엌에서 나왔다.

 

 「아니,왜 그러니,옥희야?」
 「네 바우가요,딸꾹질이잖아요. 」

 「딸꾹!」
 「에구머니 너 떨국질을? 」
 「곧 낫겠죠 뭐,딸꾹!」
 「아이구 얘가 옷을 춥게 입은 모양이지?」
 「아녜요. 안 추워요. 딸꾹! 딸꾹!」
 「얘, 점점 심해지잖니? 」
 「아이구 이거 안되겠네,딸꾹! 집에 가야지, 딸국! 옥희 누나 이따

    다시 올께.」
 
 바우는 쏜살 같이 뛰쳐나가다 문간에서 막 들어오던 아차씨와 딱 마주치고 말았다.

 

 「앗!」
 「아니 너 바우 아니냐?」
 「아저씨 이제 오세요. 딸꾹!」
 「어럽쇼. 너 왜 그러니?」
 「네, 딸꾹질이, 딸꾹! 안녕히 계세요!」

 

 바우가 돌아갔지만 딸꾹질 얘기는 계속 화제에 올랐다.

 

 「여보, 딸꾹질이 좀 심한 모양이에요.」
 「심하긴,곧 낫겠지.」
 「아녜요. 평생 딸꾹질이 멈추지 않는 사람도 있다지 않아요? 」
 「아무리!」
 「진짜라구요.」
 「가만! 가만 있어 보라구. 딸꾹질을 고치는 법이 여기 어디 나와

    있을 거야! 」
 「왜, 책은 찾고 이러세요? 」
 「왜긴,바우 딸꾹질이 멎지 않음 고쳐 줘야 할 거 아냐?」
 
 잠시후, 여기는 재치씨네 집.
 바우는 한 손으로 코를 쥐고 숨을 참고 있다. 그러는 양을 재치 부부는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알았지, 참어. 숨 쉬지 말고 꾹 참고 있으란 말야!」

 

 재치씨의 말에 재치부인,

 

 「그렇다고 여보. 숨 안 쉬면 기절하게요?」
 「이런, 이래야 딸꾹질이 낫는 법이거든!」

 

 바우는 더 이상 참지 못한다.   

 

 「후유-」
 「어때,됐니?」
 「얘, 어떻니?」
 「봐! 멎었지! 딸꾹질 멎었지?」
 「아이구 여보 진짜 멎었구려.」

 

 그러나 다음 순간,

 

 「딸꾹! 딸꾹!」
 「이구 여보, 낫긴 뭐가 나아요?」
 「낫는다고 그랬는데.」
 「아이, 답답해 죽겠네.」
 
  이때 재치부인에게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옳지, 그럼 멈춘다고 그랬지!」

 

 재치부인은 느닷없이 바우의 등 짝을 콱 쥐어 박았다.

 

 「아얏! 아유!」
 「여보, 이게 무슨 짓이야?」
 「아유 아퍼...」
 「얘, 어떻니? 나았지? 딸꾹질 나았지? 」
 「네에?」
 「갑자기 등을 쥐어 박음 딸꾹질이 낫는 법이야. 어때, 나았지? 봐.

    나았지? 」
 「딸꾹!」
 「에구머니!」  
 「딸꾹!」
 「잘 낫는다, 자알 나아.」
 「아이참 이 일을 어쩜 좋죠? 」

 

 이때, 아차 씨는 아차 씨대로 이웃 사랑하는 마음을 한껏 발휘하여 의학서적을 뒤지고 있었다.(고작, 가정의학 상식이었지만).
 

 「가만 있어 보라구, 매사는 의학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다구요.
   

에헴, 딸꾹질이란 횡격막의 간헐적인 경련에 의해서 갑자기 숨이 터져 나오는 현상을 말함!」

 

 「이이가,이제부터 의학공부 시작해서 어느 세월에... 」
 「가만 있어 보라구, 에헴, 딸꾹질이 나타났을 시는, 일어났을 시는! 」

 

 아차씨는 드디어 처방를 알아냈는지 득의만면이다.

 

 「얘,옥희야 어서 바우 오래라. 어서 바우 데리고 와!」
 「자신 있으세요, 당신?」
 「아 글쎄, 데려오기나 하래두.」

 
 옥희가 바우를 데리고 오자 아차씨,

 

 「오, 바우야 너 이리 온」
 「에이 싫어요. 때리시려구요? 딸꾹! 」
 「아니 인석이 맞아만 봤나. 안심하고 가까이 와 봐!」
 「왜요.」
 「너 그 입 속의 혀, 혀 좀 내 봐! 」
 「네에?」
 「혀를 내 놓구 봐라, 아저씨가 시범을 보일 테니까! 」

 

 하고 혀를 내밀고 손으로 혀 끝을 잡았다.

 

 「에 퉤퉤, 왜 이리 찝질하지? 」
 「히히히.」
 「아무튼 알았지? 이런 식으로 혀를 잡고 참고 있어 봐,

    그럼 딸꾹질이 멎어요! 」
 「에이 싫어요. 딸꾹! 딸꾹질이 안 낫더라도 그 짓은 못하겠어요. 」
 

도망치려는 바우를 가까스로 붙들고 아차씨는 다음 치료법을 실험학 시작했다
 

 「자 그래도 안 될 시에는 어떻게 하느냐? 목 옆의 흉쇄유돌근

    앞 쪽의 맥이 뛰는 곳을 꼭 눌러본다.」
 「이그, 앓느니 죽죠!」
 「아냐, 가만 있어 보라구, 지시하는 대로 해 보는 거야.」
 

그러나,유돌근인지 뭔지 제대로 찾지도 못하고, 딸꾹질 치료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심지어 콧구멍에 종이 심지를 넣었으나 재채기만 나왔지 역시 실패.


 「아,백약이 무효란 말인가? 」

 

 그러나 아차씨는 끈기 있게 치료를 계속했다.

 

 「그렇지,그래.그 자세야 그 자세. 맞았어! 그렇게 하고 숨을 쉬어

    배로... 」
 

어느새 바우는 충실하게 아차씨의 지시대로 움직인다. 무릎을 꿇고 한 손을 마루에 짚고, 한 손은 아랫배를 움켜쥐고, 복식호흡을 계속한다. 볼상 사납지만 지금은 문제가 아니라는 듯 얼마를 계속했을까?
 

 「어?」
 「어때, 안 나지? 멎었지? 」
 「.........」
 「어때!」
 「.........」
 「멎었잖아!」
 「.........」
 「봐!」
 「네 멎었어요!」
 「틀림 없지?」
 「네, 보세요. 아무렇지도 않잖아요? 」
 「봐라,봐라! 하하하.」
 「해해해!」

 

그런데 이때였다. 어찌 뜻했으랴, 재치씨가 무시무시한 가면을 쓰고 잠입해 들어와 가지고 희희낙락하는 바우를 덮쳤다.
 

「어흥! 호랑이다!」

 

 모두 질겁하고  나자빠졌다.
 그런데 그 다음 순간!

 

 「딸꾹,'딱딸꾹, 딸꾹!」
 「아니 다시 도졌잖아요!」
 「이 친구야. 겨우 고쳐 뫃은 걸 다시 나오게 했잖아! 」
 「이게 어찌 된 일이지? 놀라게 하면 멈춘다고 해서 호랑이 가면을

    쓰고 나온 건데... 」
 「에끼 이,엉터리 같으니라구!」
 「딸꾹, 딸꾹!」
  
 바우의 딸꾹질은 계속되었다.
 이젠 심각한 국면으로 돌입했는가 싶었다.
 이때, 젊은 고사리 부인이 이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찾아와서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기 경험을 털어놓았다.

 

 「키스가 특효예요. 신혼 초에 제가 딸꾹질을 한 적이 있는데요,

    한 참 동안 키스를 하니까... 」
 

재치부인은 그거라면 어려운 일이 아니라면서 바우를 불렀다.

 

 「얘, 이리 온. 뽀뽀하자. 뽀뽀하면 낫는대.」

 

 그런데 웬걸 바우는 버티는 것이다.

 

 「싫어요. 누가 뽀뽀해요!」
 「글쎄 이리 와!」
 「싫어요, 싫어요! 챙피하게 누가 뽀뽀해요!」
 「아니, 저 녀석이. 이리 오지 못해!」

 

 때 아니게 쫒고 쫒기는 경주가 벌어졌다.

 

 바우는 이리저리 미꾸라지처럼 용케 빠져 나갔다. 그러는 양을 지켜 보며 모두 박수를 치며 웃었다.

 얼마나 흘렀을싸?

 

 「머! 멎었어요!」
 「뭐? 멎었어?」
 「네, 보세요. 안 나오잖아요!」
 「어디.」
 「.......」
 「진짜 안 나오는구나.」
 「나았잖아!」
 「네!」

 

 비로소 떨국질은 멎었다. 어떻든 키스가 특효는 특효였다.
 말만 들어도 딸꾹질이 멎었으니!
 이 얘기 듣고 일부러 딸꾹질 시작할 그 누가 없을까 모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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