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부인   재치부인  

 

 

 

         「남을 위해 빌어요」

 

                                               (소재제공:  마포구 도화동 정봉구씨)

 

 

             나오는 사람들


  아차
  재치
  아차부인
  재치부인
  고사리
  바우
  옥희
  노파
  안내양

 

  

   (M)            주제가.

 

해설           -

 

   (M)            OUT.

 

해설     한가한 오후의 일입니다.

아부     바우 엄마 게세요?

바우     아, 아줌마 오세요?

아부     오 바우 너 일찍 돌아왔구나.

바우     네 (하고)엄마 아줌마 오셨어요!

재부     오 그래? (오며) 아유 들어 오세요.

아부     들어갈 건 없구요, 저 큰 시장에 가는데 바우 엄마 뭐 사실 거 없으세요?

재부     어머나 큰 시장에 가시려구요?

아부     네. 바람 좀 쐴 겸 나가 보려구요.

재부     그럼 나도 가 볼까?

아부     아유 함께 가신담  더욱 좋죠.

재부     호호, 친구 따라 강남 간다두 함께 가는게 좋잖아요?

아부     더 바랄 게 없죠 뭐 호호.

재부     잠깐만 기다리세요. 코트 간단히 걸치고 나올게요.

아부     네 그러세요.

옥희     아 엄마!

바우     어 옥희 누나 오네.

아부     오 옥희 너 마침 잘 돌아왔다.

옥희     네에?

아부     밤금 문 잠그고 가려고 그랬는데...

옥희     어디 가시려는 데요?

아부     응. 시장에 좀 다녀 오려구.

옥희     늦으실 거예요?

아부     아이 늦긴 얘,  열쇠 여기 있다. 문 열고 들어가렴.

옥희     네.

재부     (오며) 가세요, 옥희 엄마.

아부     네 가세요.

바우옥희   다녀오세요!

아부재부   오 그래!

아부     문 단속 잘하구!

바우옥희   염려 마세요!

 

    (E)            버스 달린다. B.G

 

해설    이윽고 버스를 탔는데,

재부    (낮게) 아유 자리가 있어 좋네요 호호.

아부    네, 언제나 이렇게 버스가 비면은 얼마나 좋아요?

재부    아유 그럼 버스회사가 난처하게요?

아부    참 그렇죠?

 

    (E)            차 선다.

 

안내양  내리실 분 안 계세요?

 

    (E)            차 떠난다. B.G

 

노파     아이구 아이구.

안내양  아이 할머니 조심하세요.

노파     (오며)아이구 아이구.

아부     할머니 저 여기 앉으세요, 자 여기...

재부     아이 아녜요, 여기 앉으세요.

아부     (좀 크게) 여기 앉으세요 호호.

노파     아이구 이렇게 고마울 데가 있나. (진실로) 고맙수! (하고 앉는다) 아이구 아이구.....

해설     이래서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했는데 이상한 장면이 벌어졌습니다.

아부     (귀엣말) 앗, 저 할머니 좀 보세요!

재부      기도를 하고 게시잖아요?

아부     독실한 신자신 모양이죠?

재부     그런 모양이에요.

아부     아유 어쩜 버스 안에서까지 기도를 올리시다니...

재부     뉘 아녜요?

아부     가만, 제가 여쭤 봐야지!

재부     여쭤 보시려구요?

아부     어떻겠어요?

재부     아이 그치만....

아부     저 헌테 맡겨 두세요!

해설     하고 막 여쭤 보려는데,

노파     애기 엄마.

아부     네?

노파     내가 방금 무슨 기도를 했는지 아우?

아부     네..저, 저..

노파     헤헤, 사실은 말유, 애기 엄마를 위해 기도를 했다우.

아부     네에?

노파     난 말유, 꼭  이렇게 차를 탈 때 마다 자리를 양보해 주는 이를 위해서 천주님께 기도 드리곤 해요. 제게 자리를 양보해준 이 애기 엄마한데 복을 내려 주세요. 하는 일마다 잘 되게 해 주시구, 다들 유쾌하게 지내게 해주세요. 이렇게 말유.

아부     아이 할머니 고맙습니다.

재부     아유 어쩜 할머니두 당연한 일을 가지구 그렇게까지....

노파     그래두 그렇지! 헤헤 (자신 있게) 복을 받을 거유! 애기 엄마!

아부     아유, 할머니!

 

    (M)          -

 

해설     시간이 흘렀습니다.

 

    (E)            거리의 소음 B.G

 

아부     아유 호호  바우 엄마, 오늘 운이 좋은 편이죠?

재부     그러게나 말예요.

아부     어쩜 올 적에도 척 버스에 빈 자리가 있었으니 말예요.

재부     호호 이제나 저제나 노인 양반 버스에 안 타시나 기다렸더니 종내 안 타시잖아요.

아부     자리 양보해 드리려구요?

재부     네, 저도 옥희 엄마처럼 복 좀 받아 보려구요?

아부     아유, 바우엄마두 호호..  

재부     그 할머니께서 제 복도 비셨나 봐요, 그러길래  이렇게 편하게 오죠.

아부     네! 호호 .

  

    (M)            -

 

해설     남편들이 돌아오자 이 얘기가 화제가 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        야, 거 정말이야 당신?

아부     정말이잖구요.

재        야,무심히 양보해 드리는 자리를 할머니들께서는 그렇게 진실하게 기도까지 드려 주시다니.

아        그래서 당신 복받은 것 같애?

아부     그럼요. 물건 고르는데도 어쩐지 자신이 붙는 것 같구요, 좋은 걸루 골라주지 뭐예요?

재부     네, 호호 정말 싸게 사셨어요.

아부     그나 그 뿐이우? 난 당신이 이렇게 일찍 돌아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일찍 돌아왔으니 그것도 복이 아니고 뭐겠수?

아. 재   허허. 하하.

고사리  제가 대포 한잔 안 하시겠습니까, 했더니요, 일언지하에 딱 거절하시지 뭡니까?

아부     어머나 그래요?

고사리  네!    

모두     (웃고)

아        그러고 보니 그 할머니께서 날 위해서도 기도하셨나 봐.

아부     당신을 위해서두요?

아        아, 그러길래 포장마차 집 그 구수한 냄새의 유혹도 용감히 뿌리칠 수가 있었지.

아부     아이구 참 당신두..

모두     (웃고)

재        기도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가만히 보면 말야 우린 너무 이기적인 기복행위를 하고 있는 게 사실이야.

아        이기적인 기복행위?

재        응, 사실 그 할머니 같이 남을 이해 빌어 주는 경우가 좀처럼 없어졌다구.

아        하긴 그래,  오직 나만 잘되게 해 주십시오, 남은 모릅니다, 오직 나 하나, 내 식구만 잘 되게 해 주십시오, 이런 기도들을 하고 있지.

아부     돈 좀 많이 벌게 해 주십시오. 내 남편 지위 좀 오르게 해 주십시오, 수단 방법 가릴 것 없습니다. 이런 식우루요?

아        여보 여보, 그건 너무 지나치다!

모두     (웃고)

재부     아유 지나치다고 말할 수도 없겠던데요.

아부     그렇죠?

재부     전번 대보름 땐가? 한강에서 방생하는 장면들을 봤잖아요.

아부     그거요? 환경을 오염시킨 일 말이죠?

재부     네, 방생도 좋지만 그게 뭐예요? 글쎄.

아부     그러게요.

재        근데 내 알기로는 말예요, 종교란 어느 종교 건 남을 먼저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고 돼 있는 것 같은데, 이웃을 사랑하기는커녕 이웃을 밀치고서라도 내 실속을 차려야겠다고 합장하고 기도를 드린다면? 이건 아니죠, 아녜요!

재부     호호 참 그러고 보니 우리가 너무 심한 소리를 하고 있지나 않은지 모르겠네요.

아부     어쨌거나 우리 그 할머니를 진심으로 본받아야 되겠어요.

아        응. 나도 앞으로 노인 양반 오심 서습치 않고 자리 양보 할 거야.

아부     아이 그렇다 여보. 옆구리 찔러 절 받기루, 할머니 대신 기도 좀 꼭 해 주셔야 됩니다. 이러려는 거 아뉴?

아        듣기 싫어 여보!

모두     (웃고)

아        아 누구한테 요구할 거 있나! 에헴. 비나이다! 오늘 이 시각에도 내 이웃을 보살펴 주십시오! 가난한 이웃에게 웃음이 피게 해주십시오! 이 나라가 불황을 이기고 도약하게 해 주십시오!

아부     어머 이이 진지하시다!

아        아 그럼 여보!

재        아무튼 좋았어! 여보. 오늘의 나들이는 아주 값진 나들이가 된 셈인데 그래!

재부     그러게나 말예요.

모두     (웃는 속에)

 

     (M)            FIN.

    

                                                 KBS <아차부인.재치부인>

                                                 테입에서 채록 82.2.16
                           

 
 
   
    아차부인재치부인 페이지로            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