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부인   재치부인  


   

  

       「가위.바위.보」


                                                                                
朴 西 林

 


         

 꼭두새벽부터 재치부인이 재치씨를 깨운다.

 

 「여보. 일어나세요. 어서 좀 여보! 」

 

 재치씨 일어날 생각은 않고 몸만 뒤척일 뿐이다.    

 

 「아이,가만히 보니 당신 진짜 불효자시구려!」

 

이 말에는 재치씨 눈이 번쩍했다.

 

 「 당신 방금 뭐랬어? 나보구 불효자라구? 말 조심해! 내가 아버지께 불효노릇한 게 뭐 있어?」

 「아침마다 골목을 쓰시는 게  누군데요. 요즘 줄곧 아버님께서 쓰셨단 말예요. 그래도 효자예요? 당신? 」

 

이 말에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참 그랬었구나. 정말!」

 「여러 말 마시구요, 아버님 산책에서 돌아오시기 전에 후딱 쓸어 놓으란 말예요.」

 「알았어 미안해.」
 

이 무렵 , 옆집에서도 아차부인이 남편을 깨워 놓은 참이었다.

 

 「당신도 염치 좀 있어 보구려!」

 「뭐이? 」

 「한 달의 거의 절반 이상을 옆집 바우 할아버지께서 우리 집 앞까지 쓸고 계시다구요! 」

 「그게 정말야? 」

 「이이가, 정말이란 말예요!」

 「안되지. 그럼 안되지. 재치 같으면 몰라, 노인 양반한테 그런 폐를 끼치다니 말이나 돼? 」
 

해서 비를 들고 밖에 나와 보니 재치씨와 딱 마주치게 되었다.

 

 「자네 웬 일인가? 」

 「자네야 말로 웬 일이야? 부친께서 나오시는 줄 알았더니? 」

 

어정쩡하게 만난 아차씨와 재치씨, 서로 눈치를 살핀다.

 

 「아, 그러고 보니 자네도 골목을 쓸려고? 」

 「오, 자네도 골목을 쓸려고 나왔군. 」

 

상대가 노인이 아닌 맞수끼리 만나니, 누구랄 것도 대뜸 꾀부릴 생각이 앞섰다. 재빨리 재치씨 편에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었다.

 

 「가만!」

 「왜 그래?」

 「이깐 좁은 골목을 쓰는 데 과장급이 둘 씩이나 동원돼서야 체면이 서나?」

 

그러자 아차씨,

 

 「옳거니 거 말 잘했군!」

 

하고 돌아서며 들어갈 기세다.

 

 「아니 이봐 이봐 어딜 가는 거야?」

 「어디 가긴? 좁은 골목을 과장급이 둘씩이나 동원될 필요가 뭐 있느야? 나 혼자 쓸 테니 자넨 들어가게 이런 뜻 아냐? 」

 「좋아하는군!」

 「이왕 나온 거 자네가 우리 집 앞까지 마저 쓸지 뭘 그래! 」

 「그런 자넨, 응? 그런 자넨! 」

 「듣기 싫어 이 친구야! 」

 

재치씨는 다시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별 수 없군. 이렇게 하세. 」

 「어떻게?」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하는 거야.」

 「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지는 편이 양쪽 집 앞을 다 쓸어 주기! 」

 「아, 가만!」

 「이의 있나? 」

 「이의 라기 보다 좀 색다른 룰을 정해보기로 하세!」

 「뭐? 색다른 룰?」

 「어느 시험장에서  합격자 명단을 발표한 것이 아니라 불합격자 명단을 발표해서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지 않나? 」

 「응, 있었지.」

 「남들은 웃고 말았지만 난 그 사건에 비상한 관심을 쏟았었다구.」

 「그래서?」

 「세상 일이란 같은 일이라도 살짝 비틀어 보면 훨씬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거야! 」

 「이론 떠벌이지 말고 그래서 대채 어쩌자는 거야? 」

 「가위 바위 보를 하되-」

 「하되?」

 「진 사람이 청소를 할 것이 아니라 이긴 사람이 .... 」

 「이긴 사람이? 」

 「그 편이 훨씬 인도주의적이 아니겠나? 」

 「오, 그러니까 진 것만도 억울하고 분한데 청소까지 시킨 대서야 너무 잔인하지 않느냐? 」

 「그렇지. 그 보다는 차라리 이긴 사람이 이긴 기분으로 청소를 하여 봉사를 한다! 좀 좋아? 」

 「그러니까, 어떻게 승리하느냐 보다 여하히 패배하느냐? 」

 「그렇지. 승리의 영광이 아니라 패배의 영광!」

 「좋아 좋았다구요. 하하 그럼 시작이다!」

 「가위 바위 보!」

 「아 가만!」

 「또 뭐야? 」

 「이왕이면 가위 바위 보 할 것이 아니라 보 바위 가위가 어때? 」

 「친구야! 복잡하게 보 바위 가위는!」

 「헤헤, 너무 복잡하지? 그럼 자 시작이다, 가위 바위 보! 」

 「가위 바위 보!」

 

그런데 이때 마침 공교롭게도 고사리씨가 나타났다. 두 과장이 가위 바위 보를 하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앗 잠깐 잠깐만요!」
 「오, 어서 오게, 가위 바위....」
 「오, 자네 오나? 가위 바위...」
 「앗 스톱! 잠깐요!」
 「왜 그래?」
 「왜 그래?」
 「가위 바위 보를 하고 계시군요?」
 「응. 가위 바위 보를 하고 있는 길리야. 자 다시 하세. 가위 바위....」
 「가위 바위 ....」
 「아 잠깐, 잠깐요!」
 「아니 이 사람이 왜 그래?」
 「왜 훼방은 놓고 이래?」

 

고사리씨, 매우 유감이다.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보아 하니 뭔가 신나는 일이 있는 모양인데 저만 쑥 빼다니 말이나 됩니까? 」

 

 두 과장은 어이가 없었다.

 

 「자넨 나설 자리가 아냐.」
 「그래 저내가 나설 자리가 아니니까 빠지라구, 자, 가위 바위...」
 「가위 바위....」

 

 그러나 고사리씨 다시 분개한다.

 

 「안됩니다! 이런 법은 없습니다! 」
 「이 사람 왜 이래? 」
 「정말 왜 이래!」
 「흥! 누가 할 소릴  누가하는지 모르겠군요!」
 「그럼 자네도 끼여 달라는 거야? 」
 「물론이죠!」
 「꼭 끼어야 되겠나?」
 「말씀이라고 하십니까?」
 「이게 어떤 의미의 가위

 

 바위 본지 알기나 하고 이래?」

 

 「뻔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어떤 가위 바위 보라도 이의 없다. 그런 얘기지? 」

 「아, 그럼요! 사내 대장부가 승부를 거는데 이의를 달겠습니까? 」

 「일구이언 없어! 」

 「네, 남아 일언 주천금입니다! 」

 「좋아 그럼 끼어 주지!」

 「고맙습니다. 이 은혜 백골난망(百骨難忘)입니다. 결초보은(結草報恩)하겠습니다!」

 「자 그럼 시작하자구!」

 

 이래서 셋은 어울렸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

 

 그리고 다음 순간, 고사리씨,

 

 「와, 이겼다! 내가 이겼다 하하하. 」

 

 다음 순간 아차씨와 재치씨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사리씨에게 악수를 청하였다.

 

 「축하하네!」
 「축하해, 이 빗자루 받아 주겠나?」
      
나중에사 사정을 알게 된 고사리씨, 남자가 일구이언할 수 없어서 할 수없이 두집 뿐만 아니라 자기 주인집 앞까지 쓸며 탄식이었다.

 

 「이그, 공연히 촐랑거리다 이게 무슨 꼴이람!」

 

                          <박서림 방송꽁트집 아차부인.재치부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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