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만세 

 

 <TV부부만세> (1645)

 

 

 

        

          「부정 식품」

 

                                                                         극본 박서림  

                                                                         연출 유길촌  

                                                                         조연출 신승호

        출연

 

        구과장

        그의 부인

        배계장

        그의 부인

        기 동

        권귀옥

        종 현

        유 리

        선생 ~ 조철암

        반장 ~ 김상순

        어린이 1 ~김남미

        어린이 2 ~ 깅용예

        어린이 3 ~

        철이 ~ 이용수

        철이 父 (상인) ~ 신소걸

        기타 남녀 . 어린이들 10명

 

 s#,배의 응접실 (밤)  

 

        배, 신문을 보고 있고,

        희숙.탁자를 훔치고 있는데,

        종현, 안방에서 저금통을 들고 나와서 조심스리 복도 앞에 나선다.

 

 종현          아빠.

 배             아니 왜 그러니?

 종현          엄마.

 희숙          아니 왜 그러냐, 종현아?

 종현          저 이것 말인데요.

 희숙          아니 웬 저금통은 들고 나서니?

 종현          이거 제 저금통 아녜요?

 희숙          그래 제 저금통이지.

 배             네가 푼푼이 모아 저금하는 저금통 아니냐?

 종현          그러니까 이거 마음대로 터뜨려도 되죠?

 배.희숙      아니 뭐?

 종현          제가 모은 거니까 제가 마음대로 써도 되지 않느냐구요.

 희숙          아니 인석아. 그렇다구 덮어놓고 마음대로 써?

 종현          쓸데없는 데 낭비하겠다는 거 아니니까 그런 염려 마세요.

 희숙          뭐라구?

 종현          네? 엄마!

 배             좋지! 네가 모은 돈 우리가 간섭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더군다나 쓸데없는 데 쓰지 않겠다는 데야 할말 있냐? 써라 써!

 희숙          아이 여보!  

 배             안 그래? 이치가.

 희숙          그 치만 저 돈이 저게 수월찮단 말예요. 큰 돈을 그냥 마음대로 쓰라고 맡겨 둬요?

 배             허긴 또 그래. 돈이라는 건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건 그보다 더 어렵다고 들었다.

                  그래서 종현아. 얻다 쓰려고 그러니?

 종현           (혼자 말처럼) 선생님께서 그러셨는데...착한 일는 숨어서 할 일이지 자랑하는 게 아니라                             구...

 희숙           아니 뭐어?

 배              하하, 여보 꼼짝 못하게 됐구려. 착한 일은 자랑하는 게 아니라 잖아.

 종현           아빠. 써도 되죠? 저 그럼 터뜨리겠어요.(뛰어서 안방으로)

 희숙           아니 얘야. 종현아.

 배              허허 놔 두구려. 놔 둬!

 희숙           아니 그 치만...아직 어린앤데 저렇게 놔둬도 돼요?

 배              언젠가 알 날이 있겠지 뭐.

 희숙           아이 당신은 태평이구려!

 배              태평이잖구 그럼. 하하하. (기지개)

 희숙           아이참 내!

 

 s#, 구의 응접실

 

        구와 기동 바둑 두고 있는데,

 

 엄             아니 뭐라구요? 그냥 터뜨리라고 허락을 내렸단 말예요?

 구             그럼, 유익한데 쓰겠다는 데야  할 말이 있나?

 엄             아이 유익한지 부적한지 어떻게 알아요? 이유를 캐묻지 않구서....

 구             원 저에게 아니 자기 딸을 안 믿고 누구를 믿을까?

 엄             뭐라구요?

 기동          허허 걱정하실 일이 못될 것 같습니다. 딴애 같음 모르지만 그 착한 유리가 아닙니까?

 구             그럼,그럼!

 엄             아이 제가 마하는 건요, 왜 구슬러서 그 이유를 알아내지 못했느냐 그 얘기예요.

 구             쑥스러워서 말 못했다는 걸 어떡해.

 기동          별 것도 아닌데 뭘 자랑을 하겠습니까? 이러던 데요 뭘.

 엄             아이참 얘가 무슨 바람이 붙어서 그러지?

 

        안절부절 못한다.

 

 s#, 배의 안방

 

 (E)            새벽 종소리 B.G

        배,희숙, 곤히 잠들어 있다.

        종현의 머리맡엔 가방과 저금통.

 

 

 S#, 유리의 방

 

        유리 곱게 잠들어 있다.

        머리맡에 일기장 펴져 있다.

 

 S#.    구의 안방

 

        구와 엄, 잠들어 있다.

        엄, 눈을 뜬다. 머리맡의 시계를 본다.

        슬그머니 일어나 구의 어깨에 이불을 다정히 덮어 준다. 옷을 갈아입기 시작.

 

 S#, 기동의 방   

 

        기동, 코를 골며 자고 있다.

 

 S#, 유리의 방

 

        여전히 잠들어 있는데,

        엄, 조용히 들어와 유리를 다독거려 준다.

        미소, 나가려다 일기장을 발견한다.

        망설이다. 결심하고 일기장에 눈준다.

 

 엄             어머! (심각해져서 읽는다)

 유리(E)     오늘 반에서 자치회가 있었다.  우리는 아주 뜻있고 좀 이상한 결의를 한 셈이다. (필터 안 되면 엄이 이 낭독)

 

 S#, 교실

 

        회의 분위기. 칠판에,

        1, 교실을 깨끗이 하자.

        2, 이웃을 돕자.

        3, 부정 식품을 사 먹지 말자.

        라고 가로쓰기로 백묵으로 써 있다.

        반장 단상에서,

 

 반장          그리고 셋째 우리는 부정 식품을 사 먹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 주변에는 먼지 구덕이 속에서 떡볶이 꼬치, 번데기  등 깨끗하지 못한 식품을 팔고 있는 잡상인들이 많은데 이런 잡상인들한테서 일절 사 먹지 않기로 합시다. 그런 잡상인들은 물건이 잘 팔리지 않으니까 스스로 없어질 거예요. 이 결의 찬성하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종현, 유리를 비롯한 모든 어린이들 손을 든다.

        그러나 그중 철이(초라하다) 만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손은 안 든다.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쏠린다.

 

 반장          아니, 김철, 김철은 반대하는 겁니까?

 철             .......

 반장          왜 대답이 없죠?

 철             (말없이 일어난다) 전 반대할 수도 없고 찬성할 수도 없습니다, (울음을 씩씩하게 참는다)

 반장          아니 그것은 무슨 뜻이죠?

 철             (망설이다) 저의 아버지는 지금 우리 학교 교문 근방에서 장사를 하고 계십니다. 부정 식품을 팔고 계십니다.  만일 장사를 못하시면 당장 저와 누나의 학비를 대주지 못하십니다.

 

        모두 웅성거린다.

 

 S#, 유리의 방

 

        엄, 가슴이 뭉클.

        다시 일기장을 읽는다.

 

 유리          그 다음 순간 온 방안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 잠시 후 종현과 나는 둘이서 상의를 했다. 그리고 종현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S#, 교실

 

        종현, 일어나서 손을 번쩍 든다.

 

 종현          의장! 제가 한가지 의견을 말하겠습니다.

 반장          홍종현. 말해 보세요.

 종현          우리 김철이를 위해서 한가지 결의를 하는 게 어떻습니까?

 모두          (웅성웅성)

 종현          방금 우리는 부정 식품을 사지 말자고 결의를 했지만 그것을 취소하고 부정 식품을 모조리 사기로 결의를 합시다.

 모두          (웅성 웅성)

 유리          (일어나며) 찬성입니다. 우리 김철의 아버지께서 팔고 계시는 부정 식품을 푼푼히 모은 우리 돈으로 전부 사기로 결의합시다.

 어린이1      좋습니다. 찬성입니다.

 어린이2      찬성입니다.

 어린이3      찬성입니다.

 모두           (이윽고) 찬성입니다. 찬성입니다!

 

        떠들썩해진다.

 

 (M)            -

 

 S#.    유리의 방

 

 엄             어쩜, 어쩜!

 

        감동하여 잠든 유리를 지긋이 포옹한다.

 

 S#, 거리 (학교 근방)

 

 (M)            B.G

 

        철이 父 초라한 모습으로 리어카 위에 떡볶이, 오징어, 꼬치 따위 늘어놓고

        팔고 있다.

        한 둘씩 다가오는 종현네 반 아이들, 제각기 돈을 내고 사 간다.

        산 사람이 또 사고 뒤이어 마구 밀려서 사 간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입에 대지 않고 그냥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곤 한다,

        철이 父, 처음에는 영문을 모르고 좋아만 하고 있다가 나타난 애가 다시

        나타나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해 한다.

 

 S#, 배의 응접실

 

 희숙          아유 그게 정말이란 말이죠?

 엄             아유, 제가 왜 쓸데없는 거짓말을 하겠어요? 그걸 읽으면서 괜히 눈물이 났는걸요.

 희숙          아유 난 그것도 모르고 괜히 종현이를 의심했지 뭐겠어요?

 엄             어른보다 낫다구요. 생각하는 게!

 희숙          네.

 

 S#, 거리

 

 (M)            B.G

 

        철이 父의 좌판 위엔 돈이 수북.

        철이 父, 이젠 없다 이젠 없다  빈 냄비를 보여 준다.

        어린이들 그러나 좋다고 도망쳐 사라진다.

        철이父, 돈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이게 어찌 된 일이냐는 듯 눈물이 글썽글썽.

 

 (M)            OUT.  

 

 철이          (나타나서) 아빠!

 철이父       오, 철아!

 철이          친구들이 도와 줬어요. 이렇게 많이요!

 철이父       그래 그래 고마운 친구들이구나.

 철이          아빠!

 

        철이, 아버지의 품에 안긴다.

        그러는 양을 반장, 종현, 유리 흐뭇하여 바라본다.

        그 뒤에 담임 선생님도 서 있다.

 

 S#, 사무실

 

        모두 사무들을 보고 있다.

        배, 허리를 펴며,

 

 배             몇 시나 됐나? 에이 시간 깨나 안 간다.

 구             친구 세상을 위해서 제대로 한 일도 없으면서 시간 기다리긴...

 배             자네도 늙어 보면 아네, 늙어 보면 알아.

 구             종현이 크려면 아직 멀었으니까 정신 바짝 차려!

 배             이 사람이 근데...

 기동.권      (킬킬)

 

 (E)            전화 벨

 

        권 받는다.

 

 권             아 여보세요? 아유 안녕하세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과장님 사모님이세요.

 구             그래? 어쩐 일이람? 아 여보세요?

 

 S#, 구의 응접실과 사무실

 

        엄과 희숙, 나란히 전화 걸고 있다.

 

 엄             저예요.

 구             응, 웬 일이오? 곧 퇴근인데 그새 못 잊어 걸었나?

 엄             아이 누가 농담 하제요?

 구             아니 그럼 무슨 사고라도 났나?

 엄             사고가 아니구요. 당신 잘못하다간 유리만도 못하단 소리를 들으우.

 구             아니 뭐어?

 희숙          (수화기 뺏고) 호호. 저 유리 아빠세요? 저 종현 엄만 데요, 우리 그이도 정신 바짝 차리라고 전해 주시겠어요?

 구             네에?

 엄             (다시 전화 바꾸고) 아무튼 아셨죠? 당신 오늘 곧장 퇴근하셔야 돼요.

 구             아니 여보. 웬 북새야?

 희숙          (바꿔서) 저 말이죠.종현 아빠두요, 무조건 곧 퇴근하라고 전해 주세요. 종현이가 아주 커다란 공을 세웠다고 말이죠. 부탁합니다!

 엄(E)         여보, 나 그럼 전화 끊어요. 아셨죠. 잊지 마세요.

 

        구ㅡ 그 북새에 눈이 뒤집힌다.

 

 기동          아니 왜 그러십니까? 과장님!  

 권             과장님, 무슨 일이세요?

 배             왜 그래? 무슨 일을 가지고 그래?

 구             모르겠어. 나도 모르겠어.

 

 s#, 가게

 

 (M)            B.G

 

        철이 父, 열심히 칠을 하고,

        철이, 종현, 유리, 반장들 그를 돕고 있다.           

        학부모들, 다가와 다정한 인사를 나누다.

        그 위에,

 

 유리(E)     우리가 부정식품을 모두 사서 폐기시켜 버린 돈과 친구들의 부모님까지 따뜻한 도움이 계셔서 철이 아버지께서는 마침내 조그마한 가게를 세내어 떳떳하게 장사를 하시게 되었다.

                 같은 돈이라도 이렇게 쓰는 돈이 얼마나 값어치있는 것인가를 나는 너무도 생생하게 깨달을 수가 있었다.

 

                               (FO)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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